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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소비증가 幻想에 사로잡힌 한국경제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입력: 2018-09-03 18:09
[2018년 09월 04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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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소비증가 幻想에 사로잡힌 한국경제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최근 한국은행이 소비자심리지수를 발표하면서 소비증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수경기는 소비와 투자 그리고 정부지출로 구성이 되는데 이중에서 기업이 사내유보이윤을 축적하고도 투자를 늘리지 않자 정부는 정부지출과 소비를 늘려서 일자리를 만들고 경기를 부양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금인상으로 소비가 늘면 투자가 늘어나 일자리가 창출되어 성장률이 높아지는 채널이 작동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확대재정정책과 임금인상에 경제정책의 초점을 두는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단기적으로 확대재정정책을 사용하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올해 말부터 우리 금리는 크게 오를 것이 전망된다. 내년도 경기경착륙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부동산 버블 붕괴와 경기경착륙 위험을 줄이기 위해 내년에 한시적으로 확대재정정책을 사용하는 것은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임금을 높여 소비증가를 유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는 한국은행의 소비자심리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100이하로 떨어져 경상소득이 높아져도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임금을 높여도 소비가 쉽게 늘어나기 어려운 이유는 먼저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비록 현재 소득이 높아져도 미래소득이 불안하면 소비자는 지출을 늘리지 못한다. 정부는 그동안 노후소득 준비를 위한 연금제도를 충분히 구축해 놓지 못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률도 40%에 불과해 노후소득을 충당하기에는 충분치 않다.

노후소득이 불안한 합리적인 노동자는 직장에 다니는 동안 노후소득을 마련해 놓기 위해 생산성보다 높은 임금을 받기를 원하고 이는 노사분규가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다. 그리고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수밖에 없으며 실제로 우리 저축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비록 소득이 높아져도 소비가 늘어나기 어려운 구조 속에 우리경제는 들어가 있는 것이다.

소비가 늘어나기 어려운 또 다른 배경은 고령화다. 소비는 젊은층에서 늘어나고 노년층은 소비를 즐기지 않는리는 다. 우리는 급속히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늙은 경제가 되면서 소비가 줄어들고 투자가 감소하면서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출산율이 낮은 국가는 성장할 수 없다. 생산능력도 떨어지지만 소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각종 세금과 부담금 그리고 높은 생활비용도 문제다. 국민부담률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세금과 연금 건강보험료 등이 늘어나면서 소득이 늘어나도 소비할 여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높은 주택가격과 생활물가도 소비여력을 줄인다. 높은 전월세가격에 교육비지출 그리고 장바구니 물가를 지불하고 나면 노동자는 소비를 늘리기가 어렵다.

내수가 작은 우리의 경제구조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소비는 파생적이어서 지속적으로 소득이 창출되어야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 일본이나 미국과 달리 내수시장이 작아 수출로 성장하고 소득을 벌어올 수 있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는 임금을 과도하게 높일 경우 수출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소득이 창출되지 못하고 결국 소비도 늘어날 수 없게 된다.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하려면 정책당국은 먼저 생활물가와 주택가격을 안정시켜야 하며 출산율을 높여 고령화의 진전속도를 늦추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주력산업인 조선 철강 전자 자동차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과학정책과 산업정책을 수립해 우리경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낮추어야 한다. 또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연금자산 운용수익률을 높여 국민들의 노후소득에 대한 불안감을 낮춰주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소비가 늘어나 내수가 부양되면서 정부가 목표로 하는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으며 소득의 불공평도 완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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