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체로부터 유용한 물질을 만들어내는 바이오 기술이 의료·헬스케어, IT, 에너지, 식품 등 다양한 산업의 핵심 기술과 융합해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만들어내는 '바이오 융합테크' 시대가 열렸다. 특히 다양한 산업 간 융합이 활발히 이뤄지는 4차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바이오 기술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세계 기술 선도국들은 미래 사회의 난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혁신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기술로 바이오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정부가 '바이오경제 혁신전략 2025'을 수립하고 바이오산업 육성에 나선 상태다. 바이오 융합테크 시대의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한 쟁탈전이 본격화 된 것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혁신성장, '바이오 융합기술'이 이끈다' 기획 시리즈를 통해 첨단 바이오 기술 연구개발 현장을 직접 소개하고, 바이오 융합기술을 통한 혁신성장 과제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혁신성장 바이오융합이 이끈다
1.암·치매 걱정없는 무병장수 시대
박종배 암단백유전체연구사업단장
"국가 암정복 사업을 통해 한국의 암 생존율은 40%에서 70%로 높어졌고, 머지않아 생존율 90%에 도달할 겁니다."
국립암센터에서 암 단백유전체연구사업을 이끄는 박종배 암단백유전체연구사업단장(사진)은 암 정복의 실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생존율이 낮은 폐암, 간암, 췌장암 등의 난치암의 원인과 치료방법을 밝혀 나가는 연구개발을 통해 나머지 30%를 채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국가암관리통계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대한민국의 암 생존율은 1993~1995년 41.2%에서 2001~ 2005년 54.0%로 높아졌고 2011~2015년에는 70.7%까지 높아졌다.
박 단장은 "희귀난치암의 경우 조기 발견이 어렵고 진행 과정이 매우 빨라 기존의 연구결과로는 해결이 어렵다"면서 "하지만 최근 많은 연구자들이 희귀난치암 치료를 위한 연구를 열심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곧 90% 정도까지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2000년 경기도 고양시에 설립된 국립암센터는 국내 암 전문 의료기관과·국제기구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정부의 국가 암 관리 종합계획 수립·실행을 지원해 왔다. 국내 암 연구 지원도 이곳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암센터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사업은 암 단백유전체 연구사업이다.
암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암 조직에 나타나는 유전적 변이로, 암단백유전체 연구사업단은 환자의 조직에서 변이된 유전자와 이 유전자에 의해 생기는 단백질(단백체 표적)을 발굴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연구 결과는 암 환자의 유전자 변이에 따른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 활용된다.
박 단장은 "암 단백유전체학 등의 연구를 통해서 정밀하게 단백체 표적을 찾아내고 치료제를 만드는 작업들이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지느냐가 앞으로 암 생존율을 높이는데 관건이 될 것"이라며 "이 사업을 통해 희귀난치암의 새로운 표적과 치료법을 찾아내 완치율을 90%까지 높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올해 2월 출범한 암단백유전체연구사업단은 2021년까지 8개의 암종에 대한 단백유전체 데이터베이스 400여개를 확보하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사업단에서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4년간 매년 40억원의 국고가 투입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