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안 충돌 불가피
[디지털타임스 김미경 기자]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야당의 예산 삭감 칼날을 피하기는 호락호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확장적 재정운용을 '세금주도 성장',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열린 내년도 예산안 당정협의에서 혁신성장을 가속화 방안으로 데이터·AI(인공지능) 등 플랫폼 경제와 8대 선도사업에 5조원 이상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R&D(연구개발) 예산은 최초로 2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총리는 "고용과 소득분배 등 여러 지표에서 부진이 계속돼 국민께 걱정을 끼치고, 계획한 만큼 국민 삶의 질 향상에서 거시적인 효과가 덜 나와 안타깝고 송구하다"며 "전략투자로 혁신성장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또 "내년도 재정지출 증가율을 지난해 만든 2017~2021년 국가재정계획보다 충분히 확대하겠다"면서 "확장적 재정과 함께 규제혁신, 세제개편 포함한 정부 정책수단을 총동원하는 정책 역량을 발휘해 정책 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예산안 재정지출 증가율은 10%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당정은 여러 차례에 걸쳐 재정지출 증가율을 두자릿수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말해왔다. 사회안전망 예산도 대폭 늘어난다. 당정이 기존에 발표한 대로 소득하위 20% 노년가구를 대상으로 기초연금 30만원 지급 시기를 내년으로 앞당기고, 중소상공인 일자리 안정자금을 내년에도 3조원가량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실업급여 보장성 강화 예산으로 7조4000억원을 투자하고, 사회보험료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민주당도 내년 예산 확대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무작정 돈 풀자는 것이 아니"라며 "철저히 국민 삶의 개선과 일자리 창출 분야에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민간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이 되도록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혁신성장을 가속화 할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 생활밀착형 SOC(사회간접자본)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 파기 또는 방향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터라 국회 예산안 심사 과정이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 일자리 정책으로 경기가 활성화하고 세수가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되레 경제와 일자리를 망치고 국가 세수도 거덜 낼 작정으로 예산을 편성한다면 국민을 납득시키기 곤란할 것"이라며 "현미경 예산심사를 해야 한다. 불요불급한 예산은 반드시 정확한 메스를 들이대겠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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