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배틀그라운드 등
탈취 정보 中사이트 불법거래
해당사이트에 삭제 요청해도
삭제율 낮고 시간 오래 걸려
탈취 정보 中사이트 불법거래
해당사이트에 삭제 요청해도
삭제율 낮고 시간 오래 걸려
중국서 韓개인정보 불법유통
해외 사이트에서 한국인 개인정보 노출 빈도와 불법유통 사례가 급증한 것은 국내에서 단속이 강화되자 해외 사이트를 이용해 개인정보를 불법 거래하려는 시도가 증가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국내 사이트에 노출된 개인정보는 6435건으로 전년보다 12.6% 줄었다.
이번에 드러난 지마켓 계정 뿐 아니라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성인인증이 필요한 아프리카TV 계정까지 국내 주요 인터넷서비스의 개인 신상정보가 중국의 알리바바 오픈마켓 타오바오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중국에서 쇼핑몰, 포털, 게임 등과 관련된 한국인 개인정보가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는 실정인데도, 정부의 대응은 사실상 해당 사이트에 문제를 제기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 국민들의 개인정보가 노출된 해외 사이트 탐지 건수는 5003건(웹페이지 기준)에 달했다. 2016년(603건) 대비 약 8배 수준으로 웹페이지 한 장에 많게는 수백 개의 개인정보가 담길 수 있어 실제 노출된 개인정보는 수십 만, 수백 만 건에 달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방통위와 KISA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개인정보나 계정 거래는 수시 모니터링을 통해 삭제하거나 형사고발을 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6월 국내에서 포털,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일반 웹사이트 등에서 아이디를 불법으로 거래하는 상습적인 판매자 9명에 대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벌어지는 개인정보 노출 및 유통과 관련해서는 해외 사업자는 물론 해당 국가와 협력해야 불법유통에 대한 제재가 가능하다. 더 큰 문제는 중국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다. 실제 중국내에서 불법적으로 거래되는 한국인 개인정보에 대해 KISA나 기업들이 문제를 제기해도, 해당 기업은 물론 중국 정부에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KISA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강제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중국 현지 한·중인터넷협력센터를 통해 불법으로 거래되는 정보에 대해 수시로 모니터링 하고 있는 정도다"며 "현재 중국 타오바오에 올라온 지마켓 계정과 관련된 문제점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도 "중국의 협력센터를 통해 중국 내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한국인 계정정보, 개인정보 등을 삭제하도록 요청하고 있지만, 삭제율도 낮은 편이고 이마저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타오바오는 오픈 쇼핑몰이다 보니 판매자에게 삭제를 요청해도 시정조치가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 현지에서 이를 강제로 조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다는 게 방통위와 KISA의 설명이다. 중국 정부도 자국민과 관련된 사항이 아니면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 인터넷 협회를 통해 요청하는 방안이 조치가 잘 안되는 만큼 외교부 등에서 나서 중국 공안과의 협조가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관계당국이나 외교당국도 자칫 외교문제로 비화할 우려가 커 중국 사업자나 판매자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인 개인정보 거래 사실을 알고도 국내 기업들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우선은 부정접속 하는 행위에 대해 로그인 단계에서 2단계, 3단계 인증 등 철저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사용자들도 패스워드를 주기적으로 바꿔야 2차, 3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경탁기자 kt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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