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주행 중 잇단 화재사고에 휘말린 BMW코리아가 차주들의 '소송 대란'에 직면했다. 차주들은 대형로펌을 비롯, 한국소비자협회 등을 통해 회사를 압박하고 나섰다. 과거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로 점화한 집단소송을 계기로 국내 소비자들이 각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목소리를 적극 내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다.
한국소비자협회는 20일 화재 발생 위험에 따라 결함시정(리콜) 조치 대상인 BMW 차주들의 집단소송 참가자 모집을 시작한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1500여 명의 소송참여자가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협회 법률자문을 맡은 법무법인 해온 측은 현 추세라면 1차 소송참여자는 2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해온은 소송참여자의 급증에 따라 BMW의 인천 드라이빙센터 가압류를 추진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구본승 법무법인 해온 대표변호사는 "BMW 차량 집단소송에 따른 채권확보를 위해 인천 BMW 드라이빙센터 건물과 부지사용권, 서울 회현동 BMW 코리아가 입주해 있는 건물 스테이트타워의 임차보증금 등 BMW 코리아 소유로 추정되는 자산에 대해 가압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MW 드라이빙센터는 땅값만 160억원(국토교통부 공시지가 기준)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BMW 피해자 모임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바른 측도 BMW코리아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차주 120명은 지난 17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서울중앙지법에 1인당 500만원씩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실제 차량 화재를 겪지는 않았지만, 리콜 대상 차량을 보유한 사람들이다.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21명이 BMW코리아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낸 점을 고려하면 민사소송 참가자가 141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 외에도 BMW코리아가 자발적 리콜을 결정한 지난달 말부터 네이버 등 온라인 포털사이트에는 회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진행하는 카페가 생겨났다. 해당 카페에선 하루에도 수십, 수백 건의 소송 관련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소송 참가 차주들은 모두 화재 위험에 다른 우려로 차량 운행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중고차 가격 하락 등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현재 BMW 리콜 대상 차량은 10만6317대로, 앞으로 소송 참가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편 일각에선 BMW 차주들의 집단소송으로 대리인을 선택할 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착수금이 천차만별인 데다, 소송 결과도 쉽사리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김양혁기자 mj@dt.co.kr
BMW 피해자 모임 회원과 차량 화재 피해자 등이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 BMW의 결함은폐 의혹을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