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생보사 일괄구제 방침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이 16일 '즉시연금' 과소지급과 관련해 가입자 모두에 최저보증이자율과 사업비까지 돌려주라는 일괄구제 권고를 거부하고 법원에 소송을 낸 삼성생명을 대상으로 "종합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생보사 대상으로도 일괄구제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원장은 금감원장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 여의도 인근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소비자 보호가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보복성 검사라는) 욕을 먹어도 필요하다면 (삼성생명 종합검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직은 논의 단계이고, 카드로 가지고 있다가 필요할 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괄구제 시행에 대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으니 필요하면 해야죠"라며 "암보험은 조금 다르지만, 즉시연금은 모두 같은 약관 조항에 일정 기간 돈만 지급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건건이 구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보복성 금융 검사는 없다고 했는데, 만약에 삼성생명 종합검사를 하면 보복 프레임에 갇힐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해 그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해 받을 일은 하지 않아야겠지만, 삼성도 한화도 다른 회사들 금감원 검사와 관련된 업무가 굉장히 많다"며 "다른 일로 검사 나갈 일 반드시 있을 텐데, 그것까지 피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즉시연금 관련해서 얘기하고 싶은 건, 예를 들어 100만원 넣으면 사업비 먼저 공제하고 나머지로 운용하는데, 이를 당연히 약관에 명시하고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보험사는 경비 충당 위험을 소비자에 떠넘기고 있는데, 금융사가 더 부담해야 하는 게 맞고, 이것을 분명히 소비자에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 계약 구조 들여다보면 보험사가 비용을 일차적으로 소비자에 떠넘기는데, 보험을 들면 전체에서 몇 퍼센트를 보험사가 가져가는지를 명확히 알기 어렵다"며 "은행, 증권 등 다른 금융사들이 명확히 수익률을 밝히는데 비해 보험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 "상법에 작성자 불이익 원칙이라는 게 있는데, 약관이 애매하면 약관 작성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자살보험 때도 결국 이 근거로 판정이 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 금융은 소비자 신뢰를 잃었다"며 "소비자를 부당하게 취급하는 것은 금융감독자로서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대로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보험은 매출액 규모로 세계 7위"라며 "그에 걸맞게 해야 하며, 고령화로 점점 문제가 커지는데. 운용 수익을 늘려서 소비자에 돌려줄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통과시켜 준 약관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심사해 통과 시키는 게 약관의 신뢰까지 보증하는 것은 아니고, 소비자 관련해 크게 불합리한 것 있거나 다른 법적인 것과 모순되는 것 있나 보는 게 약관 심사"라며 "이 부분은 행정소송 판례 결과, 보험회사에 책임 없다고 할 수 없다는 판결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와 관련해 원안(2015년 회계에서 고의로 옵션을 누락했다는 것)을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엔 "답이 달라질지는 봐야 한다"며 "2012~2014 회계 적정성을 다시 보지 않는 게 2015년 회계 감리를 정확하게 볼 수 있는 길이라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그런데 그것만 고수하기 어려우니 폭 넓게 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결론이 2015년 회계에 문제 있다는 내용 포함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2015년 회계 감리 적정하지 못 했다고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전으로 갈 것으로 본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가능한 빨리 재감리를 마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승룡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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