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정지 발표 하루만에 사고
40대 중 11대 리콜 미포함차량
40대 중 11대 리콜 미포함차량
15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17분께 전북 임실군 신덕면 오궁리 하촌마을 부근 도로에서 주행 중이던 BMW SUV(스포츠유틸리티차) X1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차량은 모두 불에 타 소방서 추산 17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운전자는 "차량이 덜컹거리는 느낌이 들어 정차한 뒤 보닛을 열자 연기가 새어 나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화재 차량은 BMW가 실시할 자발적 리콜 대상 미포함 차종이다. 이날 화재사고로 올 들어 BMW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는 40대로 늘었다. 최근 BMW 화재사고는 모델과 연식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리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휘발유차는 물론, 회사 측이 한정했던 연식에 상관없이 불이 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8월에만 11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특히 올 40대의 BMW 화재 차량 중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만 11대에 달한다. 4대 중 1대는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에서 불이 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정부와 BMW 측의 대응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BMW코리아 측은 "(차량 화재사고 원인은)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문제로 본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리콜 및 운행중지 조치도 기본적으로 BMW 측 설명에 근거해 경유차 EGR 관련 문제에 기초해 있다. 다만 휘발유차는 이와 별개 사안으로 선을 긋고 있다.특히 사상 초유의 '운행정지' 처분 발표 바로 다음날에 또다시 불이 났다. 결국 국토교통부의 처분이 늑장 대응에 이어 면피성 처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전날인 14일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차량에 대한 운행정지명령 처분을 내려줄 것을 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요청한 지 불과 하루만이다. 이는 BMW가 경유차 10만6317대에 대한 자발적 결함시정(리콜)을 발표한 지 19일 만이다. 애초 정부는 강제 운행정지 명령은 전례도 없고, 행정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 크게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이었다가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7일 BMW 차량화재 사고와 관련 "국토부가 대처방식을 재검토해서 국민이 납득할 만한 사후조치를 취하라"고 발언하자 입장을 번복했다.
김양혁기자 mj@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