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미경 기자]허익범 드루킹 특별검사팀이 15일 일명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이날 김 지사에 대해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2016년 11월 9일 드루킹 김모씨가 운영하는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을 본 뒤 댓글 여론조작을 승인 혹은 묵인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지사는 또 2017년 12월 드루킹 김씨에게 올해 6·13 지방선거에서 댓글 조작 등의 방법을 동원해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는 대가로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6일과 9일 두 차례 걸쳐 김 지사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드루킹 김씨와 대질신문도 진행했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김 지사에게 드루킹 김씨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소환해 8시간에 걸쳐 조사하기도 했다.
당초 특검팀이 김 지사에 대한 영장을 청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김 지사와 드루킹 김씨의 대질신문에서 드루킹 김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았고, 일부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 지사 측도 조사가 끝난 뒤 특검팀이 확실한 물증 등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압수수색 등으로 확보한 물증과 드루킹 김씨외 측근들의 진술을 토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지사 소환조사가 끝난 지 5일 만이다.
김 지사는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을 본 일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드루킹 측에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의혹도 모두 부인했다. 김 지사는 지난 9일 조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본질을 벗어난 조사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특검에도 '정치특검'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는 '진실특검'이 돼주기를 마지막으로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 지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영장 발부 여부는 당일 밤늦게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김경수 경남지사(오른쪽)가 지난 9일 댓글조작 공모 혐의로 특검에 재소환돼 출석하고 있다. '드루킹' 김모씨(왼쪽)도 같은 날 허익범 특검팀으로 소환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