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칼럼] 몸이 주는 신호, 소리

[메디컬 칼럼] 몸이 주는 신호, 소리
    입력: 2018-08-06 18:00
최민주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의학과 의공학교실 주임교수
[메디컬 칼럼] 몸이 주는 신호, 소리
최민주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의학과 의공학교실 주임교수


우리 몸은 다양한 부위에서 몸의 상태에 따라 특징적인 소리를 만든다. 몸에서 나는 소리는 몸의 생리역학적인 활동의 결과이다. 그 소리는 몸의 상태 및 생리적인 정보를 담는다. 몸에서 나는 소리를 잘 들으면 병을 진단할 수 있는 근거이다.

심장 소리는 몸에서 나는 소리 중 비교적 그 발생 기전이 잘 알려져 있다. 심장에서 나는 소리는 주로 심장의 판막이 닫힐 때 난다. 건강한 심장에 귀를 대면 '쿵~ 쾅~' 소리가 명확하고 주기적으로 반복되어 들린다. '쿵~'은 심실이 수축할 때 심방 쪽으로 혈액이 나가지 못하도록 심실-심방 사이의 판막이 닫힐 때 나는 소리이다. '쾅~'은 심실에서 방출된 혈액이 다시 들어오지 못하도록 출구 쪽 (대동맥, 폐동맥) 판막이 닫힐 때 나는 소리이다. 심장 판막에 이상이 생기면, 즉, 판막이 잘 열리지 못하면 심실이 수축할 때 혈액을 방출하기 어려워지고 (stenosis), 반대로 판막이 잘 닫히지 않으며 심실 수축으로 방출된 혈액이 심실로 되돌아온다 (regurgitation). 이런 상태론 심장이 아무리 열심히 일 (수축과 이완)을 해도 체내를 순환하는 혈액을 끌어와 짜주는 심장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심장 판막에 문제가 생기면, 심장 소리는 명료하지 못한 '쿵~ 쾅~' 사이에 심각한 잡음을 포함하게 된다.

소리가 없는데도 귀에서 소리를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명 (tinnitus) 또는 귀울림이다. 이명은 소리를 인식하는 청각계의 자발적인 흥분으로 인해 느끼는 소리이다. 이명을 느끼는 소리의 형태는 다양하다. '삐~'하는 고음이 길게 유지되는 흔한 유형부터, 기계 소리 같은 '웅~', 라디오 잡음 같은 '지지직~'과 같은 인위적인 소리, 매미 소리, 풀벌레 소리, 파도 소리와 같은 자연의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이명의 가장 흔한 원인은 소음이다. 밝은 빛을 본 후 잔상이 남듯 큰 소리를 듣고 난 후에는 일시적으로 귀에 여음이 남을 수 있다. 이어폰으로 큰 소리 또는 음악을 반복적으로 듣게 되면 이명이 유발될 수 있다. 소음에 노출되지 않았는데 이명이 들리면 청력계 질환 (중이염, 돌발성 난청, 메니에르병 등)을 의심할 수 있다. 가만히 있는데도 귀에서 심장 소리가 들리고, 귀 밑의 목을 누를 때 사라진다면 혈관성 이명이다. 혈관성 이명 중 흔한 정맥성 잡음은 고막 바로 아래에 굵은 정맥이 지나고 주변 뼈의 두께가 얇거나 결손이 있을 때 잘 나타난다. 음주로 혈압이 올라가거나 임신, 갑상선 기능 항진증 등으로 혈류량이 증가하면 박동성 이명을 느낄 수 있다.

수면 중에는 보통 코를 곤다 (snoring). 코고는 소리는 수면 중 호흡 기류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좁아진 기도를 지나면서 이완된 연구개 (입천장에서 비교적 연한 뒤쪽 부분)와 목 젖 등에 진동을 일으켜 발생된다. 코를 심하게 고는 경우 수면 도중 호흡이 일시적으로 정지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수면 무호흡 (sleep apnea)이다. 수면 중 호흡 중지 횟수가 시간당 15회 이하면 경증, 30회 이상이면 중증 수면 무호흡증으로 구분한다. 수면 중 무호흡에 의한 저산소증은 심폐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수면 무호흡증이 오래 지속되면 고혈압 및 혈관성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수면 무호흡 환자의 대부분은 (비강에서 인 후두까지 이어지는) 상기도 공간이 좁아지는 해부학적 이상 소견을 보인다. 비만으로 인해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거나 혀, 편도 등의 조직이 비대해진 경우 목 안의 공간이 줄어들고 상기도가 좁아져 수면 무호흡이 나타날 수 있다. 턱이 비정상적으로 작거나 목이 짧고 굵은 사람에게서 수면 무호흡 증상이 더 잘 나타난다. 인두 주변 근육에 문제가 생겨 인두의 기도 확장 근의 힘이 횡격막에 의한 흉곽 내 음압을 이겨내지 못할 때에도 수면 무호흡이 발생할 수 있다.

코고는 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보면 수면 중 자신의 호흡이 얼마나 자주 그리고 길게 멈추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필자가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환자의 코고는 소리는, 단순히 코를 고는 소리와 비교할 때, 대략 200 Hz 이상의 주파수 대역부터 서서히 소리의 에너지가 더 커지는 특징을 관찰할 수 있었다. 코고는 소리를 유발하는 인체 부위의 생리 해부학적인 특징을 소리의 주파수 특성과 연관하여 분석하면 수면 무호흡의 원인을 추정할 수 있다. 코고는 소리가 수면 무호흡증의 자가 또는 초기 진단에 활용이 가능하다는 근거가 된다.

한여름, 열대야로 잠들기 어렵다. 계곡의 물소리, 폭포 소리, 해변의 파도 소리가 그리워진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의 소리는 건강하고 아름답다. 몸은 병들면 본능적으로 건강한 자연의 소리에 끌리나 보다. 병적인 몸이 자연의 건강한 소리에 공조돼 회복하려는 몸의 자가 면역 작용이 아닐까! 자연을 보호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추가된다. 자연이 주는 그 혜택을 우리 자녀들도 누려야 하니까...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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