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이길 수 없는 이유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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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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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이길 수 없는 이유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바야흐로 소위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중국 제품 818개에 대해 미국이 보호관세 25%를 부가하자 중국이 미국산 콩, 자동차 등 545개 품목에 보복관세를 부가하는 1단계 미중 무역전쟁이 지난 6일 시작됐고, 오는 20일에는 2단계 무역전쟁이 예고돼 있다.

이 전쟁의 발단은 중국의 야망이다. 중국 국무원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여 G2로서 역량을 구축하겠다는 목표 아래 2015년 5월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하게 된다. 2025년까지 로봇, 양자컴퓨터, 차세대 정보기술, 항공우주, 신소재, 바이오의약 및 고성능 의료기기, AI 등에서 세계 강국이 되겠다는 뜻이다. 표면적으로 이는 수입대체산업 및 미래 전략 산업의 육성 전략으로 보이지만, 실은 경제패권 다툼에서 미국을 따라잡음으로써 첨단 기술산업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야심의 선언이다.

미국으로서는 당연히 이를 좌시할 수 없다. 올 3월 말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한 인터뷰의 언론보도에서 '중국 제조 2025' 프로그램은 중국이 향후 모든 신흥산업을 독식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이는 중국이 상대적 비교우위에 의한 협력관계인 글로벌 공급사슬을 파괴하고 독점함으로써, 이웃국가들을 가난하게 만들고 예속시킬 것이라는 의미라고 지적한 것도 그 때문이다. 미국의 보호관세 부과도 바로 '중국 제조 2025' 관련 업종을 정조준하고 있다.

사실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선진국 경제가 지난 10년 동안(07~17) 디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동안, 중국은 연평균 8.75%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은 2703달러에서 8480달러로 3.1배 증가해 인구에 의한 GDP 규모로 인해 강대국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외경제 부문을 보면 중국은 강대국이 될 수 있는 요건에 턱 없이 부족하다.

첫째, 중국의 위안화는 기축통화가 아니므로, 중국은 현재 약 3.1조 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을뿐더러 자본유출에 대비해 가장 중요한 기축통화인 달러와 유로를 계속 벌어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둘째, 경제성장은 내수보다 대외개방도(무역/GDP)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루어진다. 미국과 중국의 대외의존도는 2007년 각각 27.95%, 62.66%, 2016년 각각 26.58%, 37.05%로, 중국은 강대국이 되기에는 대외의존도가 너무 높다. 더구나 2016년의 중국의 수출 및 수입에서 대미의존도는 각각 18.4%, 8.5%로 대미 수출이 수입보다 2.1배 많지만, 미국의 수출 및 수입의 대중의존도는 각각 4.5%, 10.1%로 대중 수출이 수입의 0.45배에 불과하다. 미국의 교역 상대국 중 최대 무역 흑자국인 중국으로서는 기축통화인 달러를 벌어들여야만 하기 때문에 대미 무역흑자 축소를 요구하는 미국에 계속 맞짱을 뜰 수 없다.

셋째, 중국의 2016년 수입비중과 세계은행이 발표하는 현시비교우위 지표(1보다 적으면 경쟁력 취약)를 보면, 중간재, 화학 등 현시비교우위지표가 1보다 적은 수입의 비중이 33.92%이다. 이는 중국의 경우 원자재, 중간재를 수입하지 않으면, 국내 산업의 가동도 어렵고 수출산업의 지속적 경쟁력 확보도 어렵다는 뜻이다. 즉, 수입에 필요한 기축통화도 필요하지만, 핵심 원자재 공급이 차단 되면 중국의 핵심산업도 마비된다.

게다가 중국은 급속한 성장 과정에서 특허권 무시, 기술 탈취, 경제 보복, 제품 복사 등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음으로써 경제운용 면에서도 세계경제의 신뢰를 잃었거니와, 인접 국가들의 권리를 무시한 동지나해의 인공섬 건설, 북핵 해결 방해 공작 등 정치적 운용 면에서도 강대국으로서 인류 공동번영에 대한 책임 의식이 전혀 없이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 쫓는 독선과 오만의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의 대내적 충격도 충격이려니와 대외적 측면, 즉 대외 경제구조의 취약성 그리고 다른 국가들의 신뢰 상실만 보더라도, 중국은 이 무역전쟁에서 승자가 될 수 없다. 이 전쟁에서 중국이 얼마나 오래 동안 버틸 수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일 뿐이다.

세계무역의 약 21%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주게 될 것은 자명하다. 한국경제가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는 수출 및 수입 비중도 각각 34.9%, 35.8%이므로 정부 연구기관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올 성장률이 2.9%에서 2.5%로 하락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미중 무역전행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시나리오는 빠진 수치일 뿐이다. 그 강도와 기간이 불투명한 강대국들의 무역전쟁 속에서 정부, 기업, 노동조합이 일체 단결을 추구해야 할 불변의 원칙, 한국경제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유일한 생존수단은 오직 '질 좋은 제품의 가격경쟁력'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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