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일자리 투자의 `적`은 정부다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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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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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일자리 투자의 `적`은 정부다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의 대기업들이 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해 심히 부러운 것 같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인들을 업어 주겠다고 하고, 최근에 방문한 인도에 대규모 스마트폰 공장을 증설하는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에게 국내에서도 투자를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일자리 대통령을 자임한 문재인 정부로서 최근 통계는 가히 재앙이 가까울 정도다. 대통령의 기업에 대한 읍소는 일견 이해되는 바가 없지 않다.

하지만 우선 이러한 정치적 발언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기업이 기업의 경제성과에 무관하게 대통령의 발언이나 정치의 압력에 의해 하지 말아야 할 투자를 한다면 이 또한 주주와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배임적인 결정이다. 그러한 압력은 문 정권이 적폐로 지목하고 있는 박근혜 정권의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역사 인식이 무엇인지 의심이 가는 행위들이다.

과거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대통령이 재벌총수들을 모아 놓고 투자를 부탁하면 으레 대기업들은 앞다투어 투자금액을 제시하고 청와대는 이를 대통령의 성과로 포장해 발표했지만, 그러한 투자계획이 계획대로 집행되지도 않았고 투자된 것들도 이미 계획된 것이었을 뿐이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기업은 투자해서 이익이 되면 누가 하라고 하지 않아도 투자를 한다. 대통령의 권유는 정권이 국민에게 하는 그야말로 정치적 '쇼통'일 뿐이라는 것이 역사적 경험이다. 이런 점에서 외국 순방 중 때마다 하는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 권유 발언은 지극히 전근대적이고 실효성도 전혀 없다.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은 왜 한국경제가 글로벌 다른 경제와 달리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고 소비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지 그 원인에 대한 인식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지금의 투자와 소비 부진, 그에 따른 경제전망의 악화는 전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만들어내는 불확실성과 규제, 그리고 경제와 기업인에 대한 적대적 태도에 기인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물론이고 산업과 직업, 지역적 특징을 무시하고 출구 없이 획일적인 52 시간 근로시간단축 등 노동시장의 과격한 규제와 비정규직 제로화는 당연히 생산원가의 급상승의 원인이자 노사관계의 불안의 요인이다. 당연히 능력 있는 기업들은 우리나라보다는 베트남, 인도는 물론이고 동유럽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해외투자를 늘리는 것이 생존을 위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난해 대기업의 법인세율을 높여서 글로벌하게 진행되는 감세 경쟁에도 역행했다. 대기업의 국내 투자 의지가 더 꺾일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그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는 경영권 위협과 경영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광풍이다. 국민연금, 검찰, 금융위, 금감원과 공정위 등 모든 공권력이 일부 좌파 언론과 연합해 반재벌 반기업 정서의 확산은 물론, 재벌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경영권 박탈의 위협을 가하고 있는 현실은 대기업 집단들이 신규투자보다는 경영권 방어에 자원을 투여하면서도 전전 긍긍하게 만든다. 최근 공정위 김상조 위원장은 삼성의 지배구조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특정 기업을 지목해 압력을 가하는가 하면 사실상 재벌해체의 의지를 연일 시사하고 있다. 금감원장은 금융회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관치의 확대를 당당하게 선언하고 있다.

문 정부는 대기업의 내부거래나 순환출자가 마치 원천적으로 잘못된 것인 양 국민을 호도하고 있고 관치를 통해 경제를 규율하겠다는 유혹에 빠져있다. 순환출자와 내부거래 등의 고질적인 문제는 우리 기업인들이 다른 나라의 기업인들보다 부도덕해서가 아니라 자본시장이 발전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나라에서 허용되는 경영권 보호 수단들이 봉쇄돼있고, 약탈적으로 높은 상속세율 등 구조적인 원인 때문이라는 점은 외면되고 있다. 정권의 호령 일변도의 태도는 국민의 반재벌 반기업 정서에 편승한 정권의 지지율 유지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투자나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은 전혀 아니다.

선진경제는 권력의 우격다짐으로 달성되지 않는다. 일자리와 국내투자를 보고 싶다면 문 대통령의 한국경제와 경제인에 대한 인식 전환이 있어야 한다. 관치와 규제의 무제한 확대 속에서는 아직 달려 있는지 모르는 청와대의 일자리 현황판을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자랑할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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