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글로벌 보안기업 파이어아이는 중국 사이버 첩보조직인 '템프페리스콥'의 활동 범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템프페리스콥은 오는 29일 총선을 준비 중인 캄보디아의 선거 시스템과 관련된 여러 기업과 조직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 내무부, 외교부 등도 중국의 해킹 공격을 받고 지난해 11월 강제해산된 제1야당 캄보디아구국당의 켐 소카 대표 딸이 최근 인권단체로 위장한 피싱용 메일을 받았다.
33년째 캄보디아 최고지도자로 집권 중인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대표적인 친중파로 꼽힌다. 캄보디아가 중국에 대한 정치,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지 않으면 중국의 준 식민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경고음이 나온다. 중국이 사이버 공격 및 조작을 통해 훈센 총리의 연속 집권을 도우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파이어아이 측은 "캄보디아는 아세안 등 국제 포럼에서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중국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중국이 캄보디아 선거를 총괄하는 선거관리위원회를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은 몹시 중요한 사안으로, 특히 최근 발생한 말레이시아의 정권교체는 중국에 충격적인 반전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 같은 사실 확인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또 파이어아이는 중국이 캄보디아 외에도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에 걸쳐 사이버 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러시아와 나토 등, 미국과 동아시아 간 지정학적 구조에 관련된 대상을 노린다.
한편 템프페리스콥은 2013년경부터 활동하기 시작해 주로 해양 관련 엔지니어링 회사, 해운업, 제조업, 방위산업, 정부기관 및 학술조사 대학교 등을 공략해왔다. 세계 각국의 하이테크 산업, 헬스케어, 매체 및 출판기관 등을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경우도 있었다. 파이어아이는 앞으로 템프페리스콥이 더 넓은 범위의 정부기관, 국제기구 및 민간산업을 공략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경탁기자 kt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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