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채널 레벨이 차관 이하급
정상들 의사 즉각 반영에 한계
핵 사찰·검증 큰틀 협상 어려워
정상들 의사 즉각 반영에 한계
핵 사찰·검증 큰틀 협상 어려워
[디지털타임스 박미영 기자]미국과 북한 간 비핵화 협상 2라운드에서는 기존 톱다운(top down)에서 바텀업(bottom up)으로 협상 방식이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협상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북은 싱가포르회담 이후 첫 고위급 회담에서 '워킹그룹'(실무협의체)을 중심으로 실무협상에 돌입하기로 합의했다. 워킹그룹 구성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3차 방북에서 유일하게 도출해낸 합의한 사항이다. 미북 간 협상의 불씨를 살려놓은 셈이다.
당장 미국은 워킹그룹 구성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워킹그룹에는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에 동행했던 알렉스 웡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와 펜 퍼서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한국 담당 부차관보 대행 등이 합류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도 미국 측 워킹그룹과 실무 협의에 돌입한다. 우리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워킹그룹과 접촉하기 위해 11일 미국으로 떠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워킹그룹이 이끄는 바텀업 방식에 회의적인 시각이다. 협상 채널의 레벨이 차관 이하급으로 낮아져 핵 물질 사찰·검증 등 비핵화와 관련한 큰 틀의 협상보다 실무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바텀업 방식 협상에서는 정상들의 의사를 즉각 반영하기 어려워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이 같은 방식은 즉흥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 결정 스타일에 맞지 않는다. 동시에 '최고 존엄'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만이 결정권을 가지는 북한 정치 상황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워킹그룹 구성은 협상 동력을 꺼뜨려 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궁여지책인지는 모르나 어쨌든 안 좋은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와 다른 협상을 공언하고 있지만 현실은 지루한 과거의 방식으로 회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상회담에서도 풀어내지 못한 것을 실무회담에서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앞으로 회담은 점점 장기화할 것이며 미북 양측의 말폭탄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동북아 문제 전문가인 앤킷 판다 더 디플로맷 선임 에디터는 "워킹그룹을 시작하기로 한 것은 다음 스텝으로 나간다는 관점에서는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은 시간끌기에 워킹그룹을 잘 이용하는 달인들"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박미영기자 mypark@
미북은 싱가포르회담 이후 첫 고위급 회담에서 '워킹그룹'(실무협의체)을 중심으로 실무협상에 돌입하기로 합의했다. 워킹그룹 구성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3차 방북에서 유일하게 도출해낸 합의한 사항이다. 미북 간 협상의 불씨를 살려놓은 셈이다.
당장 미국은 워킹그룹 구성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워킹그룹에는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에 동행했던 알렉스 웡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와 펜 퍼서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한국 담당 부차관보 대행 등이 합류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도 미국 측 워킹그룹과 실무 협의에 돌입한다. 우리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워킹그룹과 접촉하기 위해 11일 미국으로 떠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워킹그룹이 이끄는 바텀업 방식에 회의적인 시각이다. 협상 채널의 레벨이 차관 이하급으로 낮아져 핵 물질 사찰·검증 등 비핵화와 관련한 큰 틀의 협상보다 실무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바텀업 방식 협상에서는 정상들의 의사를 즉각 반영하기 어려워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이 같은 방식은 즉흥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 결정 스타일에 맞지 않는다. 동시에 '최고 존엄'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만이 결정권을 가지는 북한 정치 상황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워킹그룹 구성은 협상 동력을 꺼뜨려 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궁여지책인지는 모르나 어쨌든 안 좋은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와 다른 협상을 공언하고 있지만 현실은 지루한 과거의 방식으로 회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상회담에서도 풀어내지 못한 것을 실무회담에서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앞으로 회담은 점점 장기화할 것이며 미북 양측의 말폭탄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동북아 문제 전문가인 앤킷 판다 더 디플로맷 선임 에디터는 "워킹그룹을 시작하기로 한 것은 다음 스텝으로 나간다는 관점에서는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은 시간끌기에 워킹그룹을 잘 이용하는 달인들"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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