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화의 경제통하기] 일자리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이규화 논설위원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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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의 경제통하기] 일자리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이규화 논설위원실장
우리는 우리 안에 갇혀있다. 일자리라는 수수께끼를 풀지 않고는 나갈 수 없는. 종료의 종이 울릴 시각이 시시각각 다가온다.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 행자들은 모두 스핑크스에게 잡혀먹혔다. 걸어나갈 것인가 거적 위에 얹혀 나갈 것인가. 한 사람만이 문제의 본질을 자기 안에서 찾음으로써 문을 통과했다. 오이디푸스가 찾은 답은 멀리 있지 않고 '나' 즉 문제의 운명을 타고난 '인간'이었다. 여기에 우리가 직면한 일자리 문제의 해법이 있다. 바로 나 자신이다.

일자리 상황은 속답을 요구한다. 취업자 수 증가는 2, 3, 4월 10만 명 선을 간신히 지키더니 급기야 5월에는 7만 2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수치에는 정부 보조금으로 유지되는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 증가분 13만 8000명이 포함돼 있다. 이는 시장이 만든 게 아니라 재정으로 만든 일자리다. 이 인원을 제외하면 취업자 증가는 -6만 6000명이다. 더 심각한 것은 비공공행정 순수 민간 일자리 증감은 13만 8000명을 제외하면 -15만 2000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곤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경우는 없었다. 고용 절벽이다.

더군다나 당장 다음 주부터 주 52시간 근로제가 시행된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14~18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생산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일거리가 있는 만큼 추가 고용이 일어나고 분모(투입)가 줄어드니 노동생산성은 향상될 것이란 생각이다.

그러나 현상은 그 반대로 나타날 것이다. 기업주의 생각은 다르다. 단축된 시간만큼 생산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린다. 비용이 더 들면서 활용할 여력도 떨어지는 고용을 늘릴지는 미지수다. 노동생산성 향상은 줄어들 분자(산출량)를 생각 않는 천치 셈법이다.

일자리 늘리는 데 역행하는 이런 정책들이 어디 한둘인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강제 정규직화, 갖가지 친노동정책 등 일자리를 늘리겠다며 꺼내 든 정책들이 하나같이 일자리를 줄이는 결과를 낳고 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를 '일자리 정부'라고 부른다. 창출이 아니라 파괴 정부라고.

물론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은 장기적으로는 균형을 찾아갈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시장이 제도에 적응한다는 얘기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여유가 생기고 생산성도 나아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 청와대에서 경제정책을 휘두르는 사람들이 좋아할 케인즈는 말했다. '장기적으로 사람은 모두 죽는다'. 실기하기 전에 정책을 펴야 하고 정책에는 유효기간이 있다는 말이다.

지금 청와대의 오도된 정책 때문에 5분위 가운데 1분위 일자리가 많이 사라졌다. 잘못된 정책이 한계 소득층의 일자리에 악영향을 미쳐 이들의 소득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 정책주도자들은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국민이 청와대에 포획됐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정신병동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어쩌면 정신병원과 같은 우리 속에 갇혀 있는지 모른다. 오도된 정책의 '우리'와 아집과 편견 독선에 사로잡힌 청와대, 순응적이고 수동적인 환자로서의 '우리'. 청와대 정책주도자들은 혹시 존재하지도 않는 '뻐꾸기 둥지'라는 환상을 그리고 있는 건 아닌가.

이제 국민이 미몽에서 깨어나는 수밖에 없다. 맥머피는 벽을 깨부수려는 자유에의 투지를 잃지 않았다.

영화에서 잭 니컬슨의 이글거리는 눈초리를 보라. 우리를 박차고 나갈 해법은 허상 속에 있지 않고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 내 일자리를 함부로 하지 말라 외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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