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레이더] 포용도시와 부동산

[부동산 레이더] 포용도시와 부동산
    입력: 2018-06-18 18:00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부동산 레이더] 포용도시와 부동산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최근 들어 포용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엔에서는 1990년 이래 지속가능한 발전을 주요 어젠다로 정립하였는데, 재작년부터는 포용도시라는 확대된 개념을 의제로 설정하였다. 이외에도 OECD,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에서도 포용도시를 위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캐나다와 뉴욕시도 정책방향으로 포용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포용도시에서 포용이란 문화적 차이나 인종, 성별, 나이, 소득, 장애 등으로 인해 사회에서 소외된 그룹을 끌어안는 것을 말한다. 즉 도시에서 소외계층들이 사회적으로 배제되고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는 것을 막아서, 장기적으로 사회발전을 도모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정책방향으로는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과 공간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것들, 그리고 이들이 적극적으로 사회적 합의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공간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다양한 세부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는데 접근성의 개선과 관련된 것이 많다.

부동산에서 중요한 것이 뭐냐고 물어봤을 때, 입지(location)라고 얘기한다. 그럼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들이 뭐냐고 물어도 입지라고 얘기한다(location! location! location!). 그런데 이 입지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접근성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명당인 셈이다. 이러한 접근성에서도 개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중심적 위치에 있으며, 교통이 편리하면 접근성이 좋다고 하였으나, 이제는 포용의 개념이 포함되기 시작했다.

저소득층과 노령층, 장애인들도 편리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접근이 가능해야하고, 그 용도도 이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사회적 안정성이 높아져서 사회적으로도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루어지고, 갈등으로 인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부동산 개발에서는 이를 무장애 설계 혹은 유니버설 디자인이라고 하는데, 최근 그 사용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음에 반해, 시민들이 체감하는 정도는 별반 차이가 없다.

먼저 지하철을 살펴보자. 한국에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이 지하철을 타고 놀랐다고 한다. 사람을 압도하는 계단에 놀랐다는 건데, 선진국에서는 웬만하면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하게 되어있음에 반해 우리나라는 계단이용이 주를 이룬다. 과거에 '지하철 만보 걷기'라는 얘기까지 있었으니 그 불편함은 도가 지나치다고 볼 수 있다. 4층 높이 정도의 계단 앞에서 어르신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장면이 계속해서 뇌리에 남는다. 서울의 지하철은 수송분담률이 40%에 이를 정도로 시민들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힘들다면 곤란하다. 미세먼지 대책으로 공짜 운행하는 단편적 대책보다는 누구나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으로 바뀌어야 이용도도 높아지고 미세먼지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쇼핑센터 중에 인기가 많은 몰들을 살펴보자. 몰을 거닐다 보면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데, 찾아보기 힘든 계층이 있다. 바로 고령자와 장애인들이다. 이들은 몰에 접근하기 힘들고, 이용에도 불편하며, 이들을 배려한 용도도 부족하여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외에도 자동차가 불법으로 점령한 거리와 정비되지 않은 보도 등 수많은 시설들이 사회적 약자를 무시한 채 개발, 운영되고 있다.

도시라는 공간은 모든 사람의 것이다. 특정 계층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하고, 이용에 불편함이 없어야 하며, 특히 소외계층도 참여하여 함께 만들어 가야한다. 상업화되기 쉬운 부동산개발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계층이 아끼고 사랑하는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이들에 대해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포용도시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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