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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레이더] 주택 후분양제, 금융지원이 관건이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입력: 2018-06-04 18:00
[2018년 06월 05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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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레이더] 주택 후분양제, 금융지원이 관건이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보유세 강화 논의에 이어 주택 후분양제 로드맵이 포함된 '장기 주거 종합계획'이 6월 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사실 후분양제 도입이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이미 지난 2003년 참여정부 시절에도 부동산 투기 방지와 부실시공의 문제점을 들어 후분양제 도입이 추진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후분양제가 주택공급을 위축시켜 가격을 급등시키는 등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 무산됐다.

최근 다시 후분양제 도입 논의가 재 점화된 것은 최근 수년간 부동산 시장의 호황으로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면서 하자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졌고, 분양시점과 입주시점 간에 가격차가 확대되면서 분양권 전매를 통한 투기 조장이 이루어지는 등 선분양제의 부작용이 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여기서 힘을 보탠 것이 지난 15년간 주택시장의 상황변화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전국의 주택보급률은 102.6%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방은 모두 100%를 상회하고 있다. 다만, 서울과 수도권은 아직 96.3%와 98.2%를 기록하여 100%를 하회하고 있다.

주택보급률 수치로만 본다면 후분양제 도입에 따른 공급 위축이 별 문제될 게 없다고 얘기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전국의 자가비율은 54%수준이고 서울·수도권의 자가비율은 50%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여전히 내 집 마련을 위한 수요자들의 욕구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후분양제의 도입은 여전히 공급을 위축시켜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기업 대출에 대해 주택담보대출보다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어 분양가격을 상승시킬 소지가 높다.

이미 제시된 바와 같이 현재 검토되고 있는 후분양제의 기본모델은 건설공정이 80% 이상 진행된 이후 입주자를 모집하는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공정률이 80% 진행될 때까지 프로젝트를 진행할 자금을 확보하여야 하는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자금조달 문제가 심각하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데 중견이하 주택업체들의 경우 대출 자체도 어려울 뿐 아니라 금융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룹에 속한 대기업이라면 그룹의 신용을 동원할 수 있지만, 기업의 재무상태나 프로젝트 자체보다는 그룹사인가 아닌가를 대출의 기준으로 삼는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중견이하 업체들이 대출을 얻어내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설사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대기업보다 높은 이자율 부담은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로 이어져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견업체로서는 이중 삼중의 부담을 떠안게 되는 셈이다.

해법을 찾기 위해 가까운 일본의 개발사업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 업체들이 사업 초기에 분양을 하지 않더라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은 금융 기능에 있다. 금리가 0%에 가까워 예대마진에 의존할 수 없는 일본의 은행들은 다양한 개발 프로젝트에의 지분(equity) 투자를 통해 리스크와 수익 공유한다. 그러다보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금융비용의 부담없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되고 금융비용이 원가로 전가되어 분양가가 상승하는 것도 차단된다.

현재 정부는 주택도시기금과 주택도시보증공사를 통해 사업비를 저리로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민간 기업의 후분양제 도입을 유도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처방이 단기적으로 문제를 축소시킬 수는 있어도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처방이 되기는 어렵다. 후분양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금융기능이 제고돼야 한다. 6월에 발표되는 후분양제 로드맵에는 민간부문으로의 확대 로드맵과 더불어 금융기능 제고를 위한 로드맵이 함께 제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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