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호 상명대 지식보안경영학과 교수
![[포럼] 사이버사고, 데이터 공유로 막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806/2018060102102251054002[1].jpg "[포럼] 사이버사고, 데이터 공유로 막자")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한국 남자들이 79세까지 살 경우 통계적으로 5명 중 2명(37.9%), 여자는 85세까지 살 경우 3명 중 1명(32.0%)이 암에 걸린다고 한다. 특히 한국 남자는 45~69세엔 위암, 70세 이후에는 폐암을 가장 경계해야 하고, 여자는 40~64세엔 유방암, 65세를 넘으면 대장암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통계 정보는 개개인들이 건강관리를 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정보는 어디서 나왔을까. 환자들이 자신에 대한 질병 정보를 자기 혼자만 보유하고 통계산출에 제공하지 않는다면 만들어 낼 수 없는 정보다. 이러한 통계정보를 보고 누가 어떤 암에 걸렸는지는 모르지만, 통계정보가 있기 때문에 위암, 폐암, 유방암, 대장암을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을 더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질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기술도 발전하게 된다.
통계정보를 통해 의료 기술도 발전하고 예방수준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연구역량도 증가하고, 의료산업도 발전하게 된다. 관련 분야 일자리도 만들어진다.
사이버 사고 데이터는 어떠한가. 기업이 해킹을 당하면 쉬쉬한다. 랜섬웨어에 걸려도, 디도스 공격을 당해도, 해당 기업에서만 알고 공개하지 않는다.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데이터는 공유하지 않는다. 일부 집계된 데이터도 기업이 밝혀질까 봐 두려워 통계로 만들어 내려고도 하지 않는 분위기다.
크고 작은 질병 데이터들이 모여 통계정보가 만들어지듯이 이제는 크고 작은 사이버사고 데이터들을 모아 통계정보를 만들고, 이를 가치 있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는 사이버보안을 담당하고 있는 국토안보부(DHS) 산하 국가보호프로그램위원회(NPPD: National Protection and Programs Directorate) 주도로 2015년 2월에, 사이버사고 데이터 저장소 작업반(CIDAWG: Cyber Incident Data and Analysis Working Group)을 발족하였다. 데이터 저장소 작업반 설립은 사고데이터 부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대응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어떤 종류의 사고가 발생하였는지, 사고의 심각성은 어느 정도인지, 사고 원인은 무엇인지, 영향을 받은 자산은 무엇인지, 사고로 발생한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탐지했는지 등을 관리한다.
데이터가 공유될 경우 사이버 위협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할 수 있다. 물론 공유할 때에는 해당 기업을 식별할 수 없도록 익명성 기준을 충족시켜 공유해야 한다.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하면 산업 유형별로 어떤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지, 어떤 피해가 발생하는지, 어느 정도 손실이 발생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질병 통계정보를 통해 개인이 성별, 연령대별로 건강관리를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처럼, 사이버사고 통계정보는 기업이 업종별, 보유 자산 유형별로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이버사고 데이터 공유가 보안수준 제고에 기여하는 것이다.
정보보호 산업계에서는 사이버사고 통계정보를 활용해 어떤 기술을 먼저 개발해야 하는지, 기술개발 전략에도 활용할 수 있다. 기술도 발전하고 관련 산업의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데이터 공유의 효과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질병통계가 데이터 기반의 적정한 보험료 산출을 통해 생명보험 시장의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처럼, 사이버사고 데이터는 사이버 분야와 보험 분야가 융합된 사이버보험 시장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고 이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이버사고 데이터 공유의 첫걸음이 보험업종에서 사이버 리스크를 평가하는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내고, 멀지 않아 사이버사고 손해사정사 등과 같은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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