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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LIFE] 고 정주영 회장이 그리운 이유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 

입력: 2018-05-29 18:00
[2018년 05월 30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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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LIFE] 고 정주영 회장이 그리운 이유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

현대기아자동차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미국자동차 시장에서 고전을 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올해 4월까지 77개월 동안 연속해 판매가 증가한 회사가 있다. 바로 스바루다. 올해 미국 예상 판매대수가 68만대라고 하니 그 기세가 놀랍다. 스바루는 국내에 들어왔다가 경쟁에 견디지 못하고 3년여 만에 철수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계속 성장하고 있고 대형 SUV 어센트(ASCENT)까지 곧 출시한다고 하니 이후의 전망도 밝다. 이런 성장 덕에 북미 스바루 책임자 토모미 나까무라(Tomomi Nakamura)는 최근 승진해 스바루 본사의 CEO가 됐다. 필자가 미국에서 유학생활 중이었던 80년대에도 눈이 많이 오는 미국 동부지방에 스바루의 매니아 들이 있었지만 이렇게 성장할 줄은 몰랐다. 스바루의 어떤 전략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는지 검토할 가치가 있다.

스바루는 일찍이 수평대항엔진(일명 Boxer 엔진)과 상시 대칭형 4륜구동(Symmetrical AWD)을 도입했고 차량이름인 아웃백(Outback)에서 알 수 있듯이 야외활동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에 초점을 맞췄다. 수평대항엔진은 보통 엔진들처럼 피스톤이 위아래로 운동하는 게 아니라 수평으로 누워서 운동하는 엔진으로 1966년에 선보인 이래 지금까지 대부분의 스바루 차량에 사용된다. 대칭형 4륜구동은 앞뒤좌우가 대칭인 시스템이며 1972년에 적용된 후 개선돼 사용된 스바루 기술의 대명사다. 무게중심이 낮은 수평대항엔진에 4륜구동과 결합돼 스바루 차의 주행 안정성을 높게 했다. 2018년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최고의 자동차 소형 SUV부문에서 포레스터가 뽑혔다.

스바루의 창시자는 나카지마(Chikuhei Nakajima, 中島 知久平, 1884-1949)로서 일본에서 1917년에 나카지마 비행기회사(Nakajima Aircraft Company)를 만든 사람이다. 일본 군마현의 오타(Ota) 출신으로 해군 장교가 된 후 미국에 유학해서 일본인으로서는 3번째 비행기조종사 자격증을 딴 후 귀국했다. 유럽에 파견되어 선진기술을 보고 귀국한 후 퇴역해 비행기 제조회사를 만들고 자체 비행기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기 고향인 오타시에 자동차생산공장을 만들어 오타시가 지금까지도 번성하게 만들었고 자신의 부모를 위하여 건물을 지었는데 지금은 관광명소가 됐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비행기를 생산하지 못하게 돼 자동차로 업종을 바꾸었다. 미국 스바루의 슬로건은 "Try anything. Do everything. Go everywhere" 즉 뭐든지 해보고 어디든지 가자이다. 이는 창업자의 도전정신을 잘 보여주는 표어다. 물론 이런 스바루도 문제가 들어나고 있다. 작년에 일본에서 출하 전 자동차검사를 무자격자가 하던 것이 드러나서 곤욕을 치루고 연비와 배기가스 데이터도 조작해 조사를 받고 있다.

전 세계가 놀랄 정도의 빠른 성장을 하던 현대기아자동차가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세계 1등 그룹에 들기 위해서는 창업자의 정신을 다시 돌이켜보고 과연 현재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현대그룹의 창시자인 고 정주영회장의 정신은 과연 무엇일까? 그분의 도전 정신을 첫 번째로 꼽고 여기에 긍정적 사고와 인간존중을 더하고 싶다.

그 분의 도전 정신이 드러나는 말은 "해봤나?"이다. 예를 들면 70년대에 현대조선소를 구상하고 추진할 때 워낙 불가능하다는 사람이 많았는데 "안 된다고 보는 사람이 많을수록 기어코 해내고 말겠다는 결심은 더 굳세어지고, 일이 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더 치열하게 할 수 밖에 없어진다."고 하며 추진했다. 그렇지만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준비된 도전이었다. "불굴의 도전, 모험정신 이것으로 누구나 다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이면에는 치밀한 검토와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라고 주의할 점을 지적하였다.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선 "어려울 때일수록 진취적 기상과 모험심, 불같은 열정으로 부단히 노력해 극복하여 배운다. 창업의 가장 근본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낙관적인 사고와 자신감이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충고했다.

그렇지만 고 정주영 회장이 가장 중요시한 점은 역시 인간존중이었다. "나는 사회가 발전해 나가는데 가장 귀한 것이 사람이고 자본이나 자원, 기술은 그 다음이라고 확신 한다"에서와 같이 인간존중이 가장 중요함을 지적했다.

이 같은 정주영 회장의 창업정신을 계승 발전하면 현재의 위기를 넘어갈 수 있다. CASE로 축약되는 connectivity, autonomous, sharing, electrification이라는 큰 변화에 맞추어 준비하고 도전해야 한다. 그리고 현대기아자동차의 임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자부심, 국가경제에 이바지한다는 자긍심을 갖고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며 자발적으로 일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특히 엔지니어들은 창의적이고 도전적이 돼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적절한 여유가 필요하다. 현대기아차는 기존의 내연기관자동차도 이미 종류가 많은데 거기에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나아가 수소연료전지자동차까지 다양한 차종을 개발하고 있다. 이래서는 일등을 하기 힘들다. 토요타도 전기자동차보다 하이브리드와 수소연료전지자동차에 집중하지 하지 않는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엔지니어들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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