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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좋다고? 음이온 배출하는 신비한 물질은 없다

음이온 배출하는 신비한물질은 없다
건강에 좋다는 엉터리광고 규제해야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탄소문화원 원장 

남도영 기자 namdo0@dt.co.kr | 입력: 2018-05-08 18:00
[2018년 05월 09일자 14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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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좋다고? 음이온 배출하는 신비한 물질은 없다

침대에서 '1군'('1급'이 아님) 발암물질로 알려진 라돈이 검출되었다고 야단들이다. 방사성 모나자이트 분말을 붙여놓은 부직포를 매트리스 커버로 사용한 것이 문제였던 모양이다. 영세 제조업체가 모나자이트를 음이온 분말로 잘못 알았다고 한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결국 라돈 침대 소동은 음이온이 건강에 좋다는 엉터리 소문이 만들어낸 황당한 해프닝이다.

라돈은 토양에서 방출되는 무색·무미·무취의 비활성 기체다. 벽돌·모래·자갈·시멘트·석재로 지은 건물이나 지하실에서 주로 검출된다. 라돈은 반감기가 3.8일 정도로 비교적 짧은 방사성 원소다. 호흡을 통해 흡입한 라돈은 방사선 피폭 때문에 중요한 폐암의 원인이 된다. 다중이용시설과 공동주택의 환경부 권고기준은 세제곱미터당 148베크렐과 200베크렐이다.

실내에 떠다니는 라돈은 환기를 시키면 쉽게 제거된다.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건축자재나 흙에 들어있는 토륨이나 우라늄과 같은 방사성 원소에서 만등러진 라돈이 실내로 계속 방출되기 때문이다. 라돈을 만들어내는 토륨의 반감기는 우주의 역사에 버금가는 140억 년이나 되기 때문에 마냥 기다릴 수도 없다. 콘크리트 건물이나 지하실의 라돈을 완전히 제거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뜻이다.

침대에서 검출된 라돈은 천연 모나자이트 분말에 불순물로 들어있는 토륨에서 방출된 것이다. 언론에 소개되는 라돈의 검출량은 믿을 것이 아니다. 환경부의 권고기준과 직접 비교도 쉽지 않다. 물론 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침대에 사용한 정도의 양으로는 실질적인 피해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라돈이 검출된 침대를 계속 사용할 이유는 없다. 침대를 폐기하거나 매트리스 커버를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나자이트는 대부분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모래 또는 분말 형태로 생산되는 천연 방사성 광물이다. 주로 디스플레이 등의 반도체 산업에서 많이 쓰이는 네오디뮴(Nd)과 같은 희토류 금속이나 차세대 원전의 연료로 검토되고 있는 토륨(Th)을 생산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일반 소비자가 사용하는 제품에 모나자이트를 원료로 쓰는 경우는 상상하기 어렵다.

모나자이트와 같은 천연 방사성 물질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관리한다. 2013년부터 천연 방사성 물질의 수입·처리·처분·재활용까지 철저하게 관리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원료 물질을 사용한 후에 발생하는 부산물도 관리한다. 침대 생산업체가 방사성 모나자이트를 구입한 것은 결코 정상적인 거래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수입업체와 원안위가 그런 거래를 비정상적인 것으로 인식하지 못했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원안위의 관리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방사성 물질의 비정상적인 거래를 찾아내서 관리할 의도나 능력이 없다면 원안위의 관리제도는 무의미한 것이다.

일부 언론의 보도와 달리 토륨이나 우라늄은 악티늄 계열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희토류 원소'로 분류하지 않는다. 자연에 존재하고, 디스플레이 등의 반도체 산업에 활용되는 희토류 원소들은 방사선을 방출하지 않는다. 모나자이트에 불순물로 포함된 토륨이 산업적으로 유용한 것도 아니다. 일부 합금에 사용되었으나 앞으로는 토륨 원전의 핵연료로 사용될 전망이다. 토륨은 우라늄보다 매장량이 훨씬 더 많고, 토륨 원전은 사고의 위험이 낮고, 핵무기 확산 금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침대에 사용된 모나자이트에서 음이온이 방출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돌침대 광고에 등장하는 칠보석도 마찬가지다. 음이온이 방출된다는 온열매트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전자와 같은 음전하를 가진 물질을 말하는 음이온을 공기 중으로 배출하는 신비의 물질이나 공기청정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엉터리 음이온 광고가 기승을 부리는 현실은 몹시 부끄러운 것이다. 엉터리 광고에 속아서 건강을 해치는 일까지 있다면 더욱 그렇다. 정부가 엉터리 음이온 광고를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한다. 엉터리 소문을 퍼트리는 언론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탄소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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