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도 1500조 넘어 '폭탄'
선뜻 금리인상 나서기 어려워
선뜻 금리인상 나서기 어려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대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5월에는 금리를 동결했지만, 이르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3월 한-미간 금리역전이 현실화 된데 이어 시간이 갈수록 금리 격차가 커질 전망이어서 한국은행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미 연준은 2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연금기금 금리를 현행 1.50~1.75%로 유지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준은 "최대 고용 및 가격안정을 도모하고자 한다"며 금리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기대수준을 웃돌 것이라며 이르면 6월경에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연준은 "12개월 기준으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과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인플레이션 모두 2% 가까이 움직였다"며 "중장기적으로 2%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미국 기준금리가 6월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개인소비자지출물가(PCE) 상승률은 올해 8월까지 확대될 전망으로 금리를 연 3회 인상한다면 6월과 9월로 예상된다"고 했다.
미 연준의 6월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 하면서 금리인상을 결정해야 하는 한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경기지표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데다 고용 한파로 실업자수는 125만명을 넘어 석 달 연속 100만명을 이어가고 있다. 가계부채는 1500조원을 넘어서며 금리인상기에 이자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기 전에 금리인상에 나서야 하지만, 수출과 내수 모두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뜻 금리인상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4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하지만 2명의 금통위원은 향후 금리 인상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금통위 한 위원은 "한·미간 금리 격차가 심화되고 보호무역주의 확산, 글로벌 달러 유동성 축소, 지정학적 위험 등 리스크 요인이 가해지면 국내외 시장 불안과 자본유출 위험이 현실화될 수 있다"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 방향으로 올라갈 전망이라 추가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보다는 국내 경기 지표 등 여건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계부채는 기준금리를 완만한 속도로 조절하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좋고 미국과의 금리 역전에 따른 자금 이탈 등이 발생할 수준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조은애기자 eun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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