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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광장] 코스닥 활성화, 수급요인서 해법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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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시그니쳐인베스트먼트 대표
[DT광장] 코스닥 활성화, 수급요인서 해법 찾아야
이성호 시그니쳐인베스트먼트 대표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미래 성장동력, 4차 산업 육성을 골자로 △코스닥 시장에 대한 세제·금융지원 확대 △코스닥 상장요건 전면 개편 △코스닥 시장 자율성·독립성 제고 △코스닥 시장 건전성·신뢰성 강화 등의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역대 정부에 비해 구체적이며 보다 보완된 정책 내용으로 연초 코스닥 상승을 이끌었다.

이 중 '코스닥 상장요건 전면 개편'의 내용을 살펴보면, 코스닥 시장 확대를 위해 자본잠식 관련 상장요건을 완화하고 수익성 요건을 강화하면서 코스닥 신규진입 문턱을 낮춘다는 것이다. 혁신기업의 시장 참여확대를 통한 코스닥 활성화라는 취지는 좋지만 이전의 사례로 보면 실패 사례가 많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정례회의를 열고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상장요건을 개편했다.

김대중 정부시절 자본잠식 및 부채비율 요건 적용을 완화시키며 많은 기업들을 신규상장 시켰으나 매년 신규 상장기업 중 50% 이상의 비율로 기업퇴출이 이뤄졌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상장승인이 100%에 가까울 정도로 쉽게 상장할 수 있었지만 허위공시, 회계비리 등의 이유로 상장폐지를 당하면서 이로 인한 피해는 모두 투자자들의 몫이 됐다. 이번 정책은 상장요건 완화+회계감사강화라는 보완 방안을 동시에 적용하기는 했지만, 쉽게 들어왔다가 쉽게 퇴출되는 것은 투자자들의 피해만 가중시키고, 오히려 시장 신뢰성에 악영향만 미칠 뿐이다.

신규 진입 기업의 문턱과 상장 유지 지속 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코스닥 회피 현상과 우량주로의 쏠림 현상을 가속화해서 변동성만 키울 뿐 시장 건전성 자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관과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심사 및 회계감사강화를 통해 신뢰성 있는, 중장기 성장이 가능한 코스닥 기업들을 시장에 남겨두는 것이 유리하다.

정부는 상장요건 개편 외에도 KRX300, 벤처펀드, KOSDAQ150 등을 신설하며 코스닥 시장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를 통해 신규 자금 투입을 장려하고 있다. 정책적인 펀드 육성을 통해 코스닥 수급의 안정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벤처펀드가 1997년부터 20년 동안 운용된 규모가 120억원 밖에 안된다는 점에서 본다면, 지속적으로 펀드 자금이 확대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런 정책들은 오히려 일시적 수급을 이벤트 삼아 주가가 상승했다가 이벤트가 끝나면 수급공백으로 인한 하락으로 변동성을 키우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결국 코스닥의 불안정성은 대외변수를 제외한다면, 수급적 요인에서 원론적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기업들의 불안정성에 기인한 기관 및 외국인 자금들의 변동성, 대주주 요건 강화에 따른 개인 자금들의 변동성이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기관 및 외국인자금의 경우 지수 추종으로 인한 시가총액 상위 기업으로의 자금 편중이 일어날 수 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시가총액 하위 종목들의 수급공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개인자금의 경우 대주주요건이 점차 강화됨에 따라 장기투자 보다는 대주주 요건을 맞추기 위한 매도를 반복하며, 코스닥 변동성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변동성으로 인해 연말에는 으레 대주주관련 물량이 나올 것이라는 학습효과로 인한 선매도 현상이 하락을 부추긴다. 또한 대주주요건 강화로 인한 개인자금들의 매수 제한 효과로 기관·외국인들의 자금 이탈로 인한 공백을 채우지 못해 하락폭이 더욱 커지는 것이 현실이며 이러한 변동성으로 인한 코스닥 기피현상이 증가되고 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코스닥 투자를 장려한다지만, 투자할 만한 환경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장려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중장기적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정책과 더불어 기업을 믿고 살 수 있는 근본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우량한 기업을 상장시켜 코스닥 자체의 건전성과 성장성을 키우고, 기관 수급에 대한 정책과 더불어 개인수급에 대한 완화정책이 동시에 필요하다. 기업 건전성과 기업 및 개인의 투자 자율성을 장려할 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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