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파문' 털어내기… 파사트GT 10% 기본 할인
벤츠·BMW도 1000만원 안팎 할인 프로그램 진행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약 2년 만에 판매를 재개하면서 이례적 할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업계 1, 2위를 다투는 메르세데스-벤츠, BMW도 할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독일 럭셔리 수입차 업체 간 출혈 경쟁에 차량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에게는 큰 호재다.
18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신차 할인 공세에 나서자, 벤츠와 BMW도 판촉 경쟁에 나섰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2016년 배출가스 조작과 인증서류 위조로 판매정지 처분을 받은 이후 이달부터 국내 판매를 다시 시작했다. 브랜드별로 아우디는 신형 A6, 폭스바겐은 신형 파사트 GT 등 간판 차량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차들은 판매 정지 처분 전인 2015년 국내 수입차 최다 판매 차종 2위와 8위에 올랐던 차다. 여기에 상반기 중 최다 판매 1위를 기록했던 폭스바겐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티구안'의 귀환도 예정돼 있다.
'조작 파문'이라는 악재를 떨치기 위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공격적 판촉에 나섰다. 자동차 업계가 신차를 할인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2월 출시한 파사트 GT 모든 모델에 기본 10% 할인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기존 주행 중인 차량이 7년 또는 14만㎞ 이내에 해당할 경우, 중고차 사업부에 매각하면 차종에 관계없이 추가로 400만원을 깎아준다. 모든 할인 혜택을 받을 경우 가장 비싼 2.0 TDI 4모션 프레스티지(5290만원)를 900만원 이상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또 100만원 상당의 쿠폰과 파워트레인 보증 수리 기간도 5년 또는 12만㎞로 해준다.
아우디코리아는 이달 들어 36개월 무이자 할부와 55% 잔가를 보장해주는 운용리스 프로그램, 1년 내 사고 시 새 차로 교환해주는 신차 교환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무이자 할부로 2018년형 A6 35 TDI(6170만원)를 구매할 경우 선납금 40%(약 2102만원)을 내고 36개월 동안 매달 87만원을 내면 된다. 수입차 업계에서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은 이례적이다. 과거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2015년 배출가스 조작 파문 여파를 의식해 당시 무이자 할부를 동원해 판매량을 끌어올렸던 경험이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 따라 폭스바겐이 자리를 비운 2년여 간 적지 않은 재미를 봤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차 점유율은 전체 판매량 23만3088대 가운데 13만2236대로 56.7%에 달했다. 2016년 22만5279대 가운데 61.2%(13만7885대)보다 4.5%포인트 줄었지만, 2017년 독일차 판매량이 벤츠와 BMW 두 업체 판매량만 합친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두 업체의 판매는 더 증가한 것이다. 실제 벤츠와 BMW의 작년 판매량은 전년보다 각각 20% 이상 증가한 6만8861대, 5만9624대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6% 늘어난 6만7405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벤츠와 BMW가 각각 32.09%(2만1633대), 27.56%(1만8577대)로, 6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이 본격적인 판매 재개에 나서자, 벤츠와 BMW도 1000만원 안팎의 할인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BMW의 경우, 이미 온라인 동호회 등에서 1000만원을 깎지 못하면 '호갱'(호구 고객)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벤츠는 할인을 잘 해주지 않는 브랜드였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수입차 업계 1위를 차지한 이후 판촉에 본격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지난해에도 BMW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올해 1분기도 역시 1위를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까지 포함해 전체 판매 순위 4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수도권의 한 벤츠 전시장 관계자는 기자에게 "현재 C클래스와 E클래스 등 브랜드 대표 차종 별로 최대 1000만원 가까운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다른 전시장이 이보다 더 깎아준다면 최대한 맞춰주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