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12곳서 14개유형 적발
광범위한 면책조항 '책임 회피'
광범위한 면책조항 '책임 회피'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가상화폐거래소가 투자자에게 불리한 약관 조항을 적용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국무총리실 가상화폐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가 거래 투명성과 안전성을 점검하고 나선 이후, 경쟁당국 차원의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12개 가상화폐거래소의 이용약관을 심사한 결과, 총 14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조항을 발견해 시정 권고했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심사한 거래소는 비티씨코리아닷컴(빗썸), 코빗, 코인네스트, 코인원, 두나무(업비트), 리너스(코인레일), 이야랩스(이야비트), 웨이브스트링(코인이즈), 리플포유, 코인플러그(Cpdax), 씰렛(코인피아), 코인코 등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거래소 모두 지나치게 광범위한 면책조항을 규정해 업체의 중대한 과실에 의한 책임을 회피했다.
구체적으로 가상화폐 발행관리 시스템이나 통신서비스 업체의 불량 그리고 서버점검에 따라 가상화폐 전달에 하자가 생겨도 이를 회사의 책임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즉 제3자의 디도스(DDOS) 공격이나 해킹으로 인한 손해가 발생해도 투자자는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없게 한 것이다. 가상화폐 발행 관리시스템 하자 등 운영과 관련한 귀책사유가 거래소에 있다면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또한 가상화폐거래소들은 출금액이 과도하거나 장기간 미접속 등의 포괄적 사유를 근거로 로그인과 거래 서비스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외에도 회사 책임에 의한 아이디와 비밀번호 부정 사용에 따라 발생하는 모든 결과의 책임도 고객에게 전가했다.
이외에도 코인플러그를 제외한 11개 거래소는 회사의 운영정책이나 관리자의 판단 등 포괄적인 사유로 고객과의 이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두고 있었다. 9개 거래소는 자사 홈페이지에 링크된 업체에서 취급하는 거래의 경우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했다가 공정위의 시정 권고를 받았다.
빗썸과 코인네스트는 6개월 이상 접속하지 않는 회원의 가상화폐를 당시 시세로 현금화 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서도 출금하지 않은 가상화폐는 고객 소유의 재산임에도 별도의 의사 확인 절차 없이 임의로 현금화하는 것은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봤다.
배현정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불공정약관을 시정하더라도 불법행위나 투기적 수요에 따라 가상화폐 가격이 변동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가상화폐 거래시 자신의 책임 하에 신중하게 판단해 손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세종=권대경기자 kwon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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