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기 싸이월드 미디어본부장
![[DT광장] 음성 플랫폼, 최적화 콘텐츠로 앞서가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804/2018040402102351047001[1].jpg "[DT광장] 음성 플랫폼, 최적화 콘텐츠로 앞서가야")
리서치 기업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015년 3억6000만 달러 수준이었던 AI(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은 2020년에는 2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매년 연평균 42%씩 시장이 커지는 놀라운 성장세다. 실제로 아마존은 AI 스피커의 대명사인 '에코'를 3000만 대 이상 판매했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AI 스피커에 투자하고 있다.
AI 스피커는 인공지능 기술과 음성(또는 소리) 인식 기능이 결합된 분야다. 전망이 밝고 성장이 가파른 이유는 1970년 이후 계속된 컴퓨터와 인간의 상호 소통에 있어서 한 단계 진전했기 때문이다. 컴퓨터에 원하는 것을 전달하기 위해서 명령어를 입력하던 수준에서 그래픽을 클릭하거나 터치하는 수준으로 진화했고 AI 스피커는 말만 하면 제어할 수 있는 단계로 업그레이드 됐다. 점점 더 편한 것은 물론이요 보다 더 사람의 의도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마존이 공개한 에코와 알렉사(에코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사용 분석 자료를 보면 사용자들이 알렉사를 통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능은 음악 청취였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알람 및 타이머 설정, 쇼핑, 뉴스 확인, 음식 레시피, 소셜미디어 등의 기능을 쓰는 사람도 많았다. 게임, 동영상 등 비주얼이 반드시 필요한 일부 기능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서비스와 중복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스마트폰에서 이용하던 상당수의 서비스를 사람들은 AI스피커를 통해서 이용하고 있다.
현재 AI스피커는 음성 인식에 인공지능을 결합한 첨단의 형태로 운영되지만 음성을 인식한 스피커라는 개념은 어떤 기기에나 쉽게 적용될 수 있고 확장도 가능하다. 가장 간편하게는 스마트폰에서 가능하고, 컴퓨터, TV를 비롯한 각종 가전에 적용될 수 있다. AI스피커에 명령을 내리고 대화를 하듯, 음성인식 소프트웨어가 모든 기기에 적용될 세상이 가까워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런 변화를 통해 음성인식이 사실상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기기를 제어하는 운영체제(OS)로 작동하는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음성인식과 이를 제어하는 운영체제로서의 성능은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개발에 의해 날로 발전되고 있다.
하지만 영화, 소설, 만화는 물론 동영상, 뉴스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의 영역은 아직까지는 기술 개발이 온전히 커버하지 못하는 분야다. 사람의 창의성과 상상력이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기술기업들의 고민도 그래서 콘텐츠에 닿아 있다.
딱딱한 검색이 아닌 자연어 그대로인 음성 명령에 반응하는 콘텐츠는 그 자체로 역시 자연어(또는 구어)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나 터치 유저 인터페이스에 기반한 콘텐츠들은 딱딱한 문어체로 작성돼 있다. 책이나 뉴스와 같은 정보성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AI가 아무리 진화하고 음성인식 및 분석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콘텐츠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AI스피커는 그저 놀이기구에 불과할 뿐이다.
음성이 새로운 운영체제로 변화하는 시대엔 핵심 구성요소인 콘텐츠 역시 그에 맞게 진화해야 한다. 콘텐츠의 진화발전 속도만큼 AI스피커와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의 발전 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음성 기술의 변화에 발맞춰 콘텐츠가 진화할 때 음성 콘텐츠는 그 자체가 거대한 플랫폼이 된다. 음성이라는 운영체제로 들어가는 포탈(관문)이 되는 것이다. 음성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보유하고 생산할 수 있는 곳이 차세대 콘텐츠 플랫폼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갈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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