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사건'은 오래도록 금기의 역사였다. 제주도민 10명 중 한 명이 죽은 사건, 노인 여성 어린이 등 민간인들의 희생이 엄청났음에도 말해서도, 말할 수도 없는 사건이었다. 2003년 정부는 국가권력에 의한 민간인 희생에 공식 사과했다. 제주 4.3 사건이 발생한 지 무려 55년 만의 일이었다. 하지만 봉기, 항쟁, 폭동, 사태, 사건 등으로 다양하게 불려 왔지만, '제주 4.3사건'은 아직 역사적 이름을 얻지 못했다. 지식채널e에서는 제주 4.3사건 70주년을 맞아 4.3사건의 도화선이 된 3.1발포 사건을 다룬 '왓샤 시위와 응원경찰' 편을 방송한다.
1947년 3월 1일, 제28주년 3.1절 기념행사가 열렸다. 남로당 제주위원회가 주도한 행사, 미군정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었다. 5만6000여명의 제주도민은 "왓샤! 왓샤!"를 외치며 광장으로 행진했다. 그때 어린아이가 기마경찰의 말발굽에 채이는 사고가 발생하자 분노한 군중이 경찰을 쫓기 시작했다. 탕탕탕! 경찰서 습격으로 오인한 발포 제주 북초등학교 6학년 허두용, 21살의 엄마 박재옥 등 사망자 6명, 그중 5명은 등 뒤에서 총을 맞아 사망했다. 이른바 '3.1발포사건' 은 제주도 내 제주도 전체 직장의 95%가 참여한 3.10 총파업으로 이어지면서 '왓샤 시위'는 더욱 격렬해진다.
일제 강점기 항일 운동 때마다 육지에서 제주 섬으로 경찰을 내려보냈는데, 이를 제주 사람들은 '응원경찰'이라 불렀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미군정도 '왓샤 시위대' 검거를 위해 육지에서 '응원경찰'을 대거 파견시킨다. 1947년의 미군 정보 보고서를 보면 "제주도는 인구의 70%가 좌익 단체 동조자거나 관련이 있는 좌익거점으로 드러났다"고 기록돼 있다. 미군정과 응원경찰에게 제주는 붉은 사상을 가진 사람들의 땅, 붉은 섬이 됐다.
미군정과 응원 경찰이 몰랐던, 왓샤 시위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특수한 상황, 고무공장 유리공장 방직공통탄광토목공사 일제 학도병으로 갔던 6만 명이 고향 제주로 돌아왔다. 급격한 인구증가는 실직으로 이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 유례없는 보리 대흉작으로 인한 기근 발생했고, 제주도 온 섬에 콜레라가 창궐해 두 달 사이 369명이 사망했다. 이런 상황에 미군정은 곡물수집령을 내렸다. 들녘은 황폐했고, 민심은 흉흉했다. 결국 1948년 4월 3일 새벽 2시, 한라산의 봉화 신호를 시작으로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가 발생한다.
3.1발포 사건으로 시작된 4.3사건은 무려 7년 7개월 동안, 엄청난 민간인 학살이 자행됐다. 제주 4.3사건의 도화선이 된 3.1발포 사건을 다룬 지식채널ⓔ '왓샤 시위와 응원경찰' 편에서 방송된다.가 시작됐다.
김지영기자 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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