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득기 한국국토정보공사 공간정보연구원장
![[DT광장] 공간정보, `재난 탈출구`가 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803/2018031902102351607001[1].jpg "[DT광장] 공간정보, `재난 탈출구`가 되다")
경주에 이어 지난해 11월 포항에서 규모 5.4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은 사상 초유의 수능 연기 사태를 낳으며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실감케 했다. 지진과 같은 재난·재해를 겪고 나면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는다. 안전은 인간의 생존과 결부된 기본 가치이므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제의 핵심은 체계적인 재난관리 전략에 있다. 재난과 재해는 불확실성이 높다. 사전에 예방하려면 통계를 기반으로 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하다. 또 재난이 발생하면 지역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바로 체계적인 공간정보 기술이 재난·재해의 탈출구가 될 수 있는 이유다. 공간정보는 지형·지물에 대한 정밀한 정보를 제공해 재난예측을 돕는 첨병이자, 재난 복구 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현명한 가이드다.
일례로 2011년 동일본 지진이 발생했을 때, 일본 정부와 공간정보 관련 산업체는 재빠르게 대응팀 EMT(Emergency Mapping Team)를 결성하고 지진피해 지도를 제작했다. 지도는 온라인으로 배포·공유되었고, 복구과정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돕는 자료로 사용됐다. 싱가포르의 경우에는 공간정보시스템(GIS)기술을 활용해 홍수를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는 실제 데이터와 복제된 디지털 데이터를 융합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만들었다.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수위를 모니터링하고 강수량에 따른 수위 변화를 시뮬레이션함으로써 홍수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위험에 대응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재난위험 관리에 힘쓰고 있지만 공간정보를 활용한 안전망 구축과 재난 대응에는 아직 남겨진 숙제가 많다. 특히 공간정보는 인터넷,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다른 산업과 융합해 활용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를 서비스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재난·재해 발생 시 모바일과 클라우드를 활용해 위험을 실시간으로 알리고 신고하는 서비스를 들 수 있다. 지역주민이 함께 제작하는 '환경지도'나 '재해위험지도'와 참여주체를 확대하면 정보가 더욱 다양해지고 실용성도 높일 수 있다.
한국국토정보공사 공간정보연구원은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된 재난안전 공간정보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지진이나 홍수 등 재해를 모니터링하고, 재난구호 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수직이착륙 타입의 무인비행체(UAV)도 개발하고 있다. 더불어 한국국토정보공사에서는 'LX토지알림e'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재난구조용 국가지점번호와 침수정보, 대피정보, 기상특보 등을 제공한다.
기술발전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 하나의 기술을 뛰어넘어 재난과 재해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탈출구로써 '공간정보'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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