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가속화되는 중국 `이노베이션 굴기`

[이슈와 전망] 가속화되는 중국 `이노베이션 굴기`
    입력: 2018-03-11 18:00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ㆍ핀테크지원센터장
[이슈와 전망] 가속화되는 중국 `이노베이션 굴기`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ㆍ핀테크지원센터장

중국의 이노베이션에 갈수록 속도가 붙는 것 같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가 발표한 2017년 세계 이노베이션지수를 보면 중국은 중소득국가 중에서 5년 연속 랭킹 1위다. 특히 놀라운 건 특허출원건수다. 건수로 이미 2011년에 미국을 제쳤고, 2016년 133만 건, 2017년엔 192만 건으로 전년보다 무려 44%나 급증했다. 약 60만 건에 연평균증가율이 2~3%에 머물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엄청난 속도다. 건수뿐 아니다. 최근 3~4년간 중국의 특허출원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 할 인공지능, 빅 데이터, 스마트폰 등 첨단산업분야에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단 평가다. 짝퉁천국은 옛말이고, 이젠 기술강국, 이노베이션 굴기라 할 만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 중국이 자랑하는 대표적 사례로는 초소형 로봇, 드론 세계 최대업체인 DJI(大疆社)는 미국시장 점유율만 50%, 전세계 민간드론시장의 점유율은 무려 70% 이상이다. 초연결사회의 상징인 공유경제(shared economy)도 중국이 발 빠르다. 예컨대 차량공유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의 경우 이용자수가 2016년 기준 이미 13억명을 상회, 소위 '중국판 우버', 교통혁명으로 불리우고 있다. 알리바바, 텐센트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제 3자 모바일결제'도 중국 특유의 이노베이션이다. 시장규모가 연 5~6조 달러로 급성장해서 이미 미국의 50배다. 신용카드결제가 취약한 중국이 미래의 결제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스마트폰결제로 바로 점프한 셈인데, 신용카드에 얽매여있는 선진국들을 오히려 뛰어넘고 있다는 평가다.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이 주변국 진출을 서두르는 것과 맞물려, 금융결제시스템이 낙후된 개도국, 후진국 등에서 중국의 이 모델을 적극 벤치마킹하고 있단 얘기도 나온다.

그럼 중국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세계 이노베이션 톱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을까. 개인적으로 민간업체의 혁신도 혁신이지만, 그 배후에 있는 중국정부의 일관된 정책노력이 대단히 주효했다고 생각된다. 첫째, 중국은 2000년대 중반까진 '시장과 기술을 바꾸는 정책'(市場換技術政策)을 내세워 외국기술의 도입과 모방에 주력했다. 그러나 임금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해지고, 지적소유권 등 국제특허문제가 발생하자, 바로 정책을 바꾼다. 소위 이노베이션국가로의 정책전환. 2006년 '국가 중장기 과학기술발전계획'을 세우면서 2020년까지 세계 톱 의 기술력 보유목표를 선언했고, 그 후 과학기술 최우선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했다. 그 결과가 지금 이노베이션 세계 톱 진입인 셈이다.

둘째, 개방형 소셜 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간파한 리커창총리가 2014년 9월 발표한 대중창업정책과 이를 백업하기 인터넷플러스정책이다. 인터넷모바일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시간, 공간 제약 없이 만나는 점을 이용, 대중의 수많은 의견과 아이디어를 바로 이노베이션으로 연결하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인터넷플러스정책은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인터넷창업의 활성화, 인터넷 + 다른 산업의 연결 즉,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를 촉진시켜 산업간 경계를 허물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높인 일등공신으로 평가되고 있다.

셋째, 이노베이션을 중시하는 만큼, 중국정부는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해 '선(先) 허용 후(後) 보완정책'을 견지해왔는데, 이 또한 이노베이션 활성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이노베이션에 불이 붙으려면 비즈니스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혁신적 비즈니스는 말 그대로 혁신적이어서 기존 산업과 시장의 규제 틀, 인프라, 시장 관행에서는 성장하기 어렵다. 그만큼 클 수 있도록 일정기간 지켜봐주는 정책이 절실하단 얘기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이노베이션이 절실한 우리나라에서도 한번쯤 생각해볼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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