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국에 58억달러 투자
기업 비중 늘고 VC는 줄어
투자 대상·전략에 변화바람
기업 비중 늘고 VC는 줄어
투자 대상·전략에 변화바람
전 세계적으로 핀테크 투자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투자 대상과 전략에는 큰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핀테크 초기 스타트업에 주로 분산투자하던 데서 최근에는 검증된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대규모로 투자하는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핀테크 투자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58억달러(6조2700억원)로 3분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투자 주체 중 은행 등 기업의 투자비중은 확대된 반면 벤처캐피털(VC)의 투자 비중은 감소했다. VC 투자 비중은 지난해 1분기 72.2%에서 4분기에는 27.6%로 하락했다.
투자 전략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초기 단계의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분산투자 형태에서 비교적 규모가 크고 사업모델이 검증된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핀테크 규제가 완화되고 영업환경도 개선되면서 글로벌 은행들이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 인수, 협업 등을 확대하고 있다.
은행권은 혁신성 부족, 노후된 정보통신기술(IT) 인프라, 신규 서비스 노하우 습득, 잠재적 경쟁 강도 완화 등을 위해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는 물론 제휴와 인수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핀테크 기업도 고객 신뢰도 부족, 채널 열위 등을 이유로 은행과의 협업을 선호하고 있다.
올해도 이같은 트렌드 트렌드는 지속될 전망이다. 시티벤쳐스(Citi Ventures)와 PNC는 지난 2월 기업간거래(B2B) 지급결제 기업인 하이레이디어스(HighRadius)에 투자를 단행했다.
토론토도미니언 은행(TD Bank)도 지난 1월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업체인 레이어식스(Layer 6)를 인수했고, BB&T는 지급결제, 금융자문 분야 등을 중심으로 약 5000만달러(54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열풍은 최근 핀테크 영업과 규제환경 개선이 진행되면서 앞으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인도, 호주,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은행 인가를 신설하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인도는 '페이먼트뱅크(Payments Bank)' 인가제도를 신설, 핀테크,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전자상거래 기업 등이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했다. 유럽에서는 클라르나(Klarna), 조파(Zopa), 레볼루트(Revolut) 등 다양한 핀테크 업체가 은행 인가를 신청했다. 호주도 2019년 시행을 목표로 현재 오픈 뱅킹 관련 신규 규제를 마련 중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은행권도 협업, 투자, 인수 등 적극적인 핀테크 전략 수립으로 향후 은행·핀테크 간 경쟁 심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심윤보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핀테크는 해외 대비 열위한 영업과 규제환경에도 불구하고 송금, 간편 지급결제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 중"이라며 "앞으로 글로벌 기준에 맞는 규제환경 개선 등으로 핀테크가 유력한 경쟁자로 등장할 것에 대비해 국내 은행권도 적절한 핀테크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정기자 lmj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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