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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초대석] "공공구매력 활용 창업·벤처 혁신성장 지원… 일자리 많이 만들 것"

창업·벤처기업 성장·도약 조달시장 선순환 생태계 구축
수출 유관기관과 협업… 7000조 해외조달시장 진출지원
'나라장터' 블록체인 등 ICT적용 사용자 중심 전면 개편
드론·전기차 등 정부 R&D 공공혁신조달 모델 추진키로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 입력: 2018-03-05 18:00
[2018년 03월 06일자 15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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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초대석] "공공구매력 활용 창업·벤처 혁신성장 지원… 일자리 많이 만들 것"


DT초대석
박춘섭 조달청장


새 정부 들어 조달행정에 새로운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조달청이 연간 60조원에 달하는 공공구매력을 활용해 일자리·소득 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문재인 정부의 세 바퀴 경제성장 전략을 현실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는 것. 혁신의 방향을 진두지휘하는 총사령관은 박춘섭 조달청장이다.

지난해 7월 취임한 박 청장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대표적인 예산통이다. 기재부 예산실장이 조달청장에 임명될 것은 박 청장이 처음으로, 그만큼 조직 안팎에서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박 청장은 취임하자마자 내부 직원은 물론 조달행정의 정책 수혜자인 조달기업, 조달 수요기관 등과 격의 없는 소통을 이어왔다. 이를 통해 앞으로 5년 간 조달행정의 혁신방향이 될 '고객 중심의 조달행정 발전방안'을 마련해 정책들이 조달 현장에 스며들도록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올해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공공구매력을 활용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창업·벤처기업이 공공조달 시장에 보다 쉽게 진입해 사업 기회를 잡음으로써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청장은 이어 "창업·벤처기업의 혁신성장을 돕는 '진입→성장→도약'의 조달시장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 이들 기업이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7000조원에 달하는 해외 공공조달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조달청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2년 개통된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를 전면 개편해 현행 'G2B 플랫폼'에서 민간 개방 확산을 통해 'B2B 오픈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블록체인과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첨단 ICT 기술을 적용해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새로운 혁신기술과 제품, 서비스를 민간이 먼저 제안해 이를 공공조달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 조달청이 테스트베드 역할을 함으로써 공공기관과 민간을 연계하는 민간 주도의 조달혁신으로 한 단계 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담=안경애 IT중기부장

-조달청장으로 취임한 지 8개월째다. 취임 이후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조달정책은.

"무엇보다 일자리다. 최근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청년 4명 중 1명이 직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모든 조달정책을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둬 추진하고 있다. 일례로, 입찰 시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에 가점을 주고, 임금체불 기업에는 감점을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조달청이 지닌 공공구매력을 활용해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겠다는 정책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창업·벤처기업들이 제품을 많이 팔아 매출이 늘어 성장하면 그만큼 일자리를 더 늘리게 된다. 그리고 국내 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해 성장하면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 이러한 선순환 생태계를 조달청이 앞장서 만들 것이다."

-올해의 조달정책 핵심 방향을 소개하자면.

"올해 조달사업의 목표액은 조달계약 40조원, 조달지원 20조원 등 총 6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실적 58조9000억원보다 1.9% 증가했다. 올해는 5개 중점 추진과제를 정해 추진하고자 한다.

우선 창업·벤처기업이 조달시장에 진입해 성장하고 도약할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혁신적인 기술융합 신제품의 조달시장 진입을 유도하고, 조달기업의 해외수출 지원을 강화할 것이다. 아울러 조달시장의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고, 상생·협력의 투명·공정한 조달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을 모을 것이다. 16년 만에 추진하는 나라장터 전면 개편도 중요하게 챙겨야 할 일이다. 이와 함께 가격조사와 원가검토를 강화해 적정가격을 보장하고, 조달물자의 직접생산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품질관리를 강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 물품의 공동 이용을 활성화하고, 국유재산 및 원자재 비축관리를 보다 효율화해 나가겠다."

-창업·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겠다는 구상인지.

"창업·벤처기업들은 조달시장에 진출하는 데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실적 부족과 경영상태의 어려움 등을 꼽는다. 창업 초기 벤처기업 대부분은 제품을 판 실적이 거의 없는데도 조달시장에선 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달청은 2014년 7월부터 자체 발주하는 2억1000만원 미만의 입찰참가에 대해 실적 제한을 없앴다. 지난해에는 지자체와 국가기관도 입찰참가자격 실적제한을 폐지했다. 그 결과, 창업·벤처기업의 공급실적이 2016년 5조2000억원에서 2017년 8조7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현재 10억원 미만 경쟁입찰 시 참여 기업의 실적을 평가하지 않고 있으며, 창업·벤처기업 전용 상품몰인 '벤처나라'에 등록할 때 경영상태나 납품실적을 보지 않고, 기술·품질만을 심사해 등록시키고 있다. 앞으로도 창업·벤처기업이 조달시장에 쉽게 진출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도록 조달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다."

-창업·벤처 등 우수 조달기업의 해외 수출을 지원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은.

"국내 조달시장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수주 비중은 80%를 넘었다. 사실상 포화상태다. 이에 반해 해외시장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 늘면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해외 조달시장 규모만 약 6조달러(7000조원)로 커졌다. 우수 조달기업이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해외 조달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아 기업 스스로 개척하기 어렵다. 그만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올해 10개 우수 조달기업을 대상으로 세계 조달시장 진출을 돕는 사업을 시범적으로 하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이 베트남 현지 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면, 이를 베트남 기업이 베트남 조달시장에 공급할 수 있게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조달청은 우리 기업과 가장 적합한 해외 기업을 찾아 매칭해 주고, 수출도 도울 것이다. 이를 위해 코트라 등 수출 유관기관 등과 업무협약을 맺어 협업체제를 구축했다."

-나라장터를 전면 개편할 예정인데, 구체적인 방향이 궁금하다.

"지난 2002년 개통한 나라장터는 올해로 16년째를 맞는다. 나라장터 개통으로 전자조달이 실현됐고, 이를 통해 조달과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성과를 거뒀다.

나라장터 전면 개편은 올해부터 2021년까지 3년에 걸쳐 5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을 거쳐 내년 ISP 결과에 대한 분석 및 설계를 한 후, 2020년 시스템 구축에 들어가 2021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착수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전면 개편되는 나라장터에는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최신 ICT 기술이 대거 적용된다. 이를 통해 전자조달시스템이 훨씬 더 사용자 중심으로 변모할 것이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전자문서의 위변조 방지체계를 강화하고, 시스템 장애 예측과 대응을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 방식도 도입해 나라장터 도입을 원하는 국가에 물리적 형태의 시스템을 수출하는 게 아니라 수요자가 간편하게 전자조달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자체 전자조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26개 정부·공공기관을 단계적으로 나라장터에 통합시켜 예산 중복을 막는 '통합 관리체계 구축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투명하고 공정한 전자조달이 민간 부문에 확산하도록 나라장터를 개방, 기존 G2B에서 B2B 오픈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26개 공공기관의 전자조달시스템과 나라장터 간 통합 논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현재 한전, 도로공사 등 26개 공공기관은 자체적으로 전자조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개별 시스템마다 이용절차와 준비서류 등이 달라 조달업체의 불편을 초래하고, 유지관리와 고도화를 위한 비용을 중복 투입해 예산을 낭비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보안과 부정입찰 방지 기능도 취약해 해킹이나 입찰 비리의 가능성이 커 매년 국회·감사원 등이 통합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관별 업무 특성과 시스템 매몰 비용, 운영인력 축소 등의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통합을 강제할 법적 근거도 없어 통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6년 12월 조경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자조달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26개 통합 기관들과 시스템 통합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나라장터 전면 개편을 위한 ISP 수립 시 각 기관과 협의해 구체적인 통합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가 SW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공 SW사업 혁신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조달청은 무엇인지.

"국가기관 등 공공부문에서 발주하는 SW사업 규모는 연간 4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국내 SW시장이 12조8000억원임을 감안하면,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1%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SW산업은 잦은 과업변경에 따른 적정대가 미지급, 낮은 SW 유지보수 비용 등의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조달청은 공공 SW사업의 불합리한 관행을 없애고, 공정한 경쟁을 조성하기 위해 '공공 SW사업 발주·계약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례로, SW업계가 지속적으로 호소하는 입찰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제안서 평가를 핵심인력 위주로 바꿨고, 온라인 입찰·평가시스템인 'e-발주시스템'을 다른 공공기관에 개방해 SW기업들이 경제적 부담을 줄이도록 했다. 특히 SW 유지보수 사업의 경우 1년 단위 단년도 계약이 아닌 장기계속계약으로 바꿔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30%가 넘는 긴급발주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공공 SW사업의 분할발주는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시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공공수요 창출이 가능한 R&D사업을 공공구매로 연결시키는 공공혁신조달(PPI)을 추진하고 있는데, 앞으로 발전방향은 무엇인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쉼없는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신제품과 융복합 제품을 조달시장에서 선제적으로 구매하는 것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3조8000억원에 달한 신기술 제품 구매 규모를 올해는 4조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정부 R&D 사업을 우수조달물품으로 연계하는 혁신적인 공공조달 방식으로 초기 혁신제품 구매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과기정통부와 공동으로 소형무인기(드론)를 R&D 연계형 사업으로 추진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오는 8월이면 지상 2.5㎞까지 이착륙이 가능한 기상관측 드론이 개발돼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되면 수의계약을 통해 기상청, 경찰청 등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는 우정사업본부와 우편물 배달에 쓰이는 '1인용 전기자동차'를 개발하는 R&D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자율주행버스와 도로용 안개수준 판별시스템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런 공공혁신조달의 발전된 모델로 '공공 테스트베드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중앙조달기관이 선도적으로 혁신적 기술과 상품을 구매하고, 공공기관이 테스트베드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캐나다는 2012년부터 이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혁신기술과 서비스를 공급자가 먼저 제안하는 플랫폼인 '공공혁신기술 장터'도 구축, 2020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

[DT초대석] "공공구매력 활용 창업·벤처 혁신성장 지원… 일자리 많이 만들 것"



○ 박춘섭 조달청장은 …

◇학력

1978년 대전고 졸업

1983년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1995년 영국 맨체스터대 경제학과 석사


◇경력

1987년 행시 31회 합격

1988∼2008년 경제기획원 사무관

2008∼2009년 기획재정부 예산총괄과장

2009∼2010년 기획재정부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장 파견

2010∼2011년 중앙공무원교육원 고위정책과정

2011∼2012년 국무총리실 국정운영2실 재정금융정책관

2012∼2013년 기획재정부 대변인

2013∼2014년 기획재정부 예산실 경제예산심의관

2014∼2015년 기획재정부 예산실 예산총괄심의관

2015∼2017년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2017∼현재 조달청장


◇상 훈

2014년 홍조근정훈장

2016년 녹조근정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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