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 등 탄생
화훼이·샤오미 등 제조기업 밀집
창업인프라 발판 성공의 꿈 키워
로봇부터 드론까지 없는게 없는
'화창베이전자상가' 든든한 발판
화훼이·샤오미 등 제조기업 밀집
창업인프라 발판 성공의 꿈 키워
로봇부터 드론까지 없는게 없는
'화창베이전자상가' 든든한 발판
■ 혁신성장 2018
글로벌 현장을 가다
중국 창업 용광로 '선전'
신산업과 인재들이 몰리는 중국 '창업의 용광로' 선전의 산업은 IT(정보기술)와 하드웨어(HW·제조) 두 축으로 굴러간다. 화창베이전자상가로 대표되는 HW 생태계와 난산 소프트웨어산업기지로 대표되는 SW·IT생태계가 그 핵심이다. 선전에서 만난 한 액셀러레이터 관계자는 "IT와 HW 산업생태계가 구축돼 있고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체계적인 창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선전"이라며 "이러한 강점 때문에 선전으로 창업을 희망하는 인재들이 몰리고 구성원의 연령층도 낮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조와 IT 중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경쟁력 있는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 성공사례 보며 창업 자신감 높여= 실제 선전에는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성공한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 JD.com와 같은 IT기업은 물론 화웨이, 샤오미 등 제조기업의 본사 또는 대규모 지사가 모여있다. 이들이 운영하는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창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미 성공한 모델을 지켜본다는 게 스타트업과 창업자들에는 큰 동기부여가 된다.
이런 강점 덕분에 선전에는 중국 다른 지방에서 몰려든 인재들이 넘쳐난다. 과거 미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일확천금의 꿈을 갖고 미 서부로 넘어간 '골드러시'와 같이 선전의 창업 인프라를 발판으로 성공의 꿈을 그리는 젊은이들이 몰린다는 것.
선전은 시민 평균 나이가 30대 초중반일 만큼 젊은 도시이고, 선전시민 5명 중 4명 이상이 다른 지방 출신이다.
100개가 넘는 액셀러레이터를 포함한 선전의 생태계에 베이징·상하이 등 창업이 활발한 다른 도시에 위치한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의 관심과 적극적인 투자가 더해지면서 창업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탄탄한 IT·제조산업 생태계와 꾸준한 인재 유입, '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 무장한 촹커(ICT 창업자)와 HW 창업자들의 시너지가 분명하다.
◇ 혁신의 용광로 '화창베이전자상가'="화창베이전자상가에는 없는 게 없습니다. 카메라·스마트폰부터 드론·미니로봇·전동휠 등 웬만한 하드웨어(HW)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부품은 다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중국 선전에서 만난 한 HW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 화창베이전자상가는 그랬다. 과거 주요 전기제품은 물론 부품까지 팔던 용산전자상가 모습의 확대판이었다. 용산의 4∼5배 정도 되는 규모에 7∼12층 높이의 전자상가들이 밀집해 있다. 1층은 스마트폰·CCTV·드론·전동휠 등을 판매하는 완성품 판매점들이 들어서 있고 그 위로 나사, 센서, 모터, 포장용기 등 각종 부품과 제품을 판매하는 판매점들이 자리잡았다. 한 대에 수십∼수백만원 하는 드론 전문 매장이 다수 있고 다양한 3D프린터를 갖춘 전문매장도 군데군데 있었다.
화창베이전자상가를 가로지르던 10차선 대로가 보행자도로로 바뀌면서 상권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상가에서 만난 헨드릭 워너 트러블메이커 공동대표(사진)는 "과거 이곳 전자상가에 입점하려면 번호표를 받아 기다려야 했다"며 "또 입점료로 50만위안(8500만원)을 내야 들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25개 정도 빌딩에 각각 약 1000개 상점, 총 2만5000개 정도가 입점해 있다.
헨드릭은 "부품 가게들은 광저우 등 선전 주변에 자체 공장을 갖고 있다"며 "이곳 화창베이에 최소 수천∼2만개 공장이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 "주문하면 무엇이든 만든다"= 20여 년 전만 해도 폐쇄된 국경 끝에 위치한 공단집적지였는데, 중국 정부의 선전 개방개혁 정책 이후 공장들이 광저우 등지로 빠져나가면서 부품을 공급하는 전자상가가 자연스레 자리 잡았다는 것. 일례로 나사 판매점의 경우 수십 종류의 나사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필요할 경우 공장에서 맞춤형 제작도 해준다. 선전 HW 액셀러레이터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이들 화창베이전자상가의 공장과 점포들에서 나오고 있다. 헨드릭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트러블메이커는 화창베이 소재 HW 액셀러레이터이면서 메이커스페이스를 운영한다. 중국 선전을 비롯해 독일·스위스·오스트레일리아·미얀마 등 세계 6개국에 지점을 두고 있다. 네덜란드인인 헨드릭은 2016년 선전 HW생태계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홍콩·광저우 등과 연계할 수 있는 이곳에 트러블메이커를 설립했다. 선전에서는 화창베이전자상가 건물의 절반 가량을 보유한 부동산기업 화창기업과 손잡고 외국인 HW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롱강에 4개 공장을 보유, 스타트업의 시제품 제작은 물론 소규모 공정까지 지원하는 체계를 갖췄다.
헨드릭은 "예전보다 공실이 늘어나고 빠져나간 상인들도 많지만 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부품은 물론 포장·판매할 수 있는 원스톱 인프라를 가진 화창베이전자상가가 선전 HW 생태계의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선전(중국)=박종진기자 trut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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