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익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포럼] 프라이빗 블록체인 신뢰성 높여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802/2018021302102251607002[1].jpg "[포럼] 프라이빗 블록체인 신뢰성 높여야")
퍼블릭 블록체인은 전세계 어떤 컴퓨터도 참가할 수 있는 개방돼 있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있는 모든 컴퓨터들이 동일한 거래 내역을 유지하는 것이 오류 없는 거래 승인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을 분산 합의 문제라 하며, 컴퓨터 분야의 대표적인 난제로 알려져 있다.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는 이 문제를 암호화폐 보상체계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음을 보였다는 면에서 매우 독창적이다.
퍼블릭 블록체인 동작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먼저 퍼블릭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전세계에 분산돼 있는 다양한 컴퓨터들이 참가했다고 가정하자. 단순 사용자의 경우에는 컴퓨터에서 거래 정보를 생성해 네트워크 전체로 전송하며, 블록채굴자로 불리는 컴퓨터는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되는 사용자 거래들을 모아 새로운 블록을 만들고, 작업 증명(Proof-of-Work)이라 부르는 복잡한 암호 퍼즐을 풀고, 퍼즐 해답을 방금 생성한 블록에 넣은 후, 그 블록을 다시 네트워크 전체로 전송한다. 그러면 네트워크상 모든 컴퓨터들은 블록채굴자들로부터 수신한 블록이 유효한지 검증한 후, 유효하다고 판단하면 해당 블록을 내부 하드디스크에 저장하고 있는 기존의 블록체인과 연결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상 모든 컴퓨터들이 내부 하드디스크에 블록체인 형태로 저장하는 거래 정보를 동일하게 유지하게 된다.
모든 컴퓨터들이 내부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블록체인 정보는 블록채굴자가 생성한 블록들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퍼블릭 블록체인의 정상적인 동작을 위해서 블록을 생성하는 블록채굴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누구든 참여 가능한 퍼블릭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는 악의적인 블록채굴자에 의한 공격 시나리오를 대비해야만 한다. 이런 공격이 상존하는 환경에서도 퍼블릭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악의적인 블록채굴자보다 정상적 블록채굴자들이 더 활발하게 활동해야 한다. 어떻게 이것을 구현했을까?
블록채굴자는 사용자 거래 내역들을 모아서 만든 블록에 대해 작업 증명문제를 풀어야 한다. 작업 증명 문제는 랜덤값을 단순 반복적으로 시도하는 아주 원시적인 알고리즘으로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전력소비를 유발한다. 따라서, 블록채굴자는 한 블록을 생성하기 위해서 작업 증명에 소요되는 컴퓨팅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그에 따른 보상이 없다면 어떤 컴퓨터가 블록채굴자 역할을 할까? 비트코인 블록체인에서는 일정수의 비트코인을 지급하는 보상 체계를 통해 많은 컴퓨터들이 블록채굴자 역할을 하도록 유인한다. 추가적으로 채굴한 블록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최종적으로 모든 컴퓨터들의 블록체인에 포함될 때, 즉 채굴한 블록이 유효하다고 판명될 때 비로소 비트코인을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블록채굴자의 악의적 동작을 억제한다.
퍼블릭 블록체인에서는 자원 낭비적인 작업 증명문제와 암호화폐 보상 체계가 긴밀하게 연계돼야 하는 것이며, 이로 인해 퍼블릭 블록체인의 성능은 매우 제한적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초당 약 7개 거래가 처리되며, 이더리움의 경우 약 20개 거래가 처리되고, 프라이빗 블록체인인 리플의 경우 초당 약 1500개 거래가 처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전통적 거래 서비스인 비자 카드 경우는 초당 2만4000 건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성능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 퍼블릭 블록체인의 낮은 성능으로 인해, 발표되는 대부분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들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기반하고 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높은 거래 처리 성능을 제공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구성하는 서비스 제공자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므로 신뢰성 한계가 있음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향후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퍼블릭 블록체인 수준의 높은 신뢰성과 아울러 프라이빗 블록체인 수준의 높은 성능 두 가지 장점을 모두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개발이 시급하며, 이외에도 프라이버시 문제, 스마트 계약 검증 등 여러가지 문제들이 해결돼야 한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치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예측들이 존재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가지는 혁신성은 모두 인정하고 있다. 작년 그렇게 뜨거웠던 암호화폐 거래 열기가 2018년에는 블록체인 기술 육성 열기로 이어져서, 전세계가 주목하는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블록체인 기반 기술에서 나타나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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