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강해령 기자] 서 있던 남성의 몸이 '부웅' 떠오른다. 몸이 180도로 기울어진다. 머리에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기기를 단 채다.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협곡을 담은 가상현실(VR) 영상을 보며 하늘을 나는 체험을 한다.
바로 옆 부스에서는 여성이 "꺄악" 소리를 지르면서 눈앞에 나타난 가상의 좀비를 무찌르고 있다. 비명 소리 때문에 주변으로 몰려든 사람들조차 인식하지 못했다. 기기를 벗은 박모씨(36)는 "너무 진짜 같아 깜짝 놀랐어요"라고 말했다.
12일 400평 이상 규모에서 각종 VR 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VR 테마파크 두 곳을 찾았다. 인천 송도동에 위치한 '몬스터VR'과 서울 을지로6가에 위치한 '판타VR'이다. 몬스터 VR은 지난 8월 문을 열었다. 판타VR은 VR 콘텐츠 중소업체 50여 개가 힘을 모아서 지난 12월 초 개업한 매장이다. 이날 찾은 VR 테마파크에는 각종 VR 기기를 체험해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정글 콘셉트의 레프팅, 롤러 코스터, 열기구 가상 체험 외에도 각종 VR 게임을 할 수 있다.
두 매장의 가장 붐비는 시간대는 주말 오후 1시부터 저녁 6시까지다. 오후 1시에도 몬스터 VR 입구에는 티켓을 끊으려는 2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대부분이 아이들과 방문한 가족과 연인들이었다. 30대 주부 김현주 씨는 "아이가 VR 기구를 쉬지도 않고 8개씩이나 탔다"며 "아이가 재미있어 해서 또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재방문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타VR 관계자는 "가족 단위 재방문율이 다른 이용자보다 3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몬스터VR 측은 재방문율이 22% 정도 된다고 밝혔다.
관광객이 많은 서울 동대문에는 중국인 등 다양한 외국인 소비자가 많이 보였다. 홍콩에서 자녀 2명과 함께 한국 여행을 왔다는 에드워드 씨(31)는 "건물에 걸린 현수막을 보고 들어왔는데, VR 테마파크는 처음이어서 그런지 굉장히 흥미롭다"고 말했다. 판타VR 측은 외국인 소비자 비율이 절반 가까이인 46%나 된다고 설명했다.
몬스터VR 관계자는 "건국대학교 롯데백화점, 부산, 제주 등 국내 입점뿐 아니라 해외 관광지 5곳에도 매장을 여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타VR 측은 올해 매출 목표가 30억원이라고 밝히면서, "서울, 인천, 부산시 등에도 입점을 구체화하고 있는데, 지역과 환경에 맞게 차별화해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콘텐츠 내용과 이용 후 메슥거림 등 단점도 지적됐다. 한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연인과 함께 이곳을 찾은 나모씨(28)는 "5개 정도 체험하고 나니 내용이 거의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메슥거림을 호소하는 소비자도 있었다. 자녀와 함께 방문한 40대 주부 서모씨는 "롤러코스터 VR을 체험하다가 속이 울렁거려서 잠깐 밖에 쉬러 나왔다"고 했다.
몬스터VR 관계자는 "현장 반응을 보고 콘텐츠를 수정하거나 시기에 맞는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VR 기기 성능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강해령기자 strong@dt.co.kr
서울시 을지로3가에 위치한 VR 테마파크 '판타VR'을 찾은 한 남성이 하늘을 나는 VR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인천 송도동에 위치한 VR테마파크 '몬스터VR'을 찾은 여성들이 VR 전투게임을 즐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