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평양을 방문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고 답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접견 및 오찬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이날 특사자격으로 청와대를 예방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통해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 방북 초청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날 청와대는 처음으로 김여정 제1부부장에 대해 '특사'라고 칭했다. 이는 북측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북측은 김여정은 특사로,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은 대표단장으로 칭했다.
김여정 특사는 구두로 이같은 내용의 뜻을 문 대통령에게 전하기에 앞서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했다. 친서는 김여정이 접견실에 입장하면서 들고 들어온 파란색 파일이다. 이 친서는 문 대통령만 읽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여건을 만든다'는 문 대통령의 답변에 대해 청와대 측은 "남북관계 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둘러싼 전체 환경을 의미한다"면서도 "사실상 수락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 측의 특사 파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답했다.
이날 접견에서 김영남 단장은 문 대통령에게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성공적으로 치러진 데 대해 남북이 함께 축하하자" 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 간의 조기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미국과의 대화에 북쪽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북측 대표단은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문제 전반에 대해 폭 넓은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은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남북간 대화와 교류협력을 활성화해 나가자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분위기에 대해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하고 우호적이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북한 대표단의 오찬에는 김여정을 비롯해 김영남 북찬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10일 오전 청와대 접견실에서 파란색 파일을 들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이 파일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로, 문 대통령에게 전달됐으며 내용은 문 대통령만 읽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