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석수 원장 “교육혁신 없는 4차 산업혁명은 불가능”

[인터뷰] 한석수 원장 “교육혁신 없는 4차 산업혁명은 불가능”
허우영 기자   yenny@dt.co.kr |   입력: 2018-01-30 18:00
초등학생 65%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에 종사
'행복·혁신·맞춤' 교육 통해 미래 교육에 대비해야
디지털교과서 도입… VR·AR 실감형 콘텐츠 개발
SW교육 자료는 무료 공유 사교육 걱정 필요 없어
3D프린터·드론·로봇 등 ICT기술 교육현장에 적용
[인터뷰] 한석수 원장 “교육혁신 없는 4차 산업혁명은 불가능”
■신년 인터뷰

한석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입니다. 오늘날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될 현재의 초등학생에게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미래 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에 집중하겠습니다."

최근 취임 2주년을 맞은 한석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은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교육혁신을 강조했다. 현 교육체계가 속도 중심의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해내는 데 이바지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는 미래 교육 체계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늘 태블릿PC를 들고 다니며 일상과 업무에 활용할 정도로 IT에 익숙한 그는 지난 30년간 교육부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직접 겪은 교육체계의 장단점을 일목요연하게 지적하며 '행복교육' '혁신교육' '맞춤교육'을 통해 미래 교육에 대비하자고 역설했다.

그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교육전문가 57명과 1년간 공동연구를 해 지능정보사회 교육의 모습을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한 미래교육 보고서를 만들었다"며 "지식보다는 지혜, 참된 용기, 불굴 의지, 협업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학습분석을 통해 학생의 관심분야를 키워줘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구 밖에 있는 달을 크게 잘 보기 위해 망원경의 성능을 개선하는 것보다 탐사선을 개발해 직접 달에 가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방식인 '문샷싱킹'을 가진 학생이 나올 수 있도록 교육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학술 정보화 담당기관으로서 디지털교과서, SW교육 등 미래 교육 준비에 집중하고 있는 교육학술정보원의 전략과 비전을 들었다.



대담=안경애 IT중기부장

-최근 취임 2년을 맞았는데 그동안 가장 역점을 둔 일은 무엇이었나.

"취임 후 미래 교육을 선도하는 교육학술 정보화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창의적 사고, 새로운 도전, 자발적 청렴'을 핵심가치로 한 '비전2020'을 수립하고 이를 내재화할 수 있도록 집중했다. 또 1년간 국내 석학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제4차 산업혁명시대 대한민국 미래교육보고서'를 발간해 지능정보사회 미래 교육의 모습을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한 정책세미나를 여는 등 미래 교육을 선도하고 아젠다를 제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2년간 미래 교육에 대비한 씨를 뿌렸다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열매를 수확할 계획이다."

-태블릿PC 사용이 자유로운데 기관 운영에도 IT를 접목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30년 전 교육부 전산담당관 초임사무관 시절에 공중전화 낙전수입으로 컴퓨터 보급사업을 벌였을 때도 종이 보고서를 썼는데, 21세기 교육 정보화 기관이 같은 방식으로 일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직원들에게 결재 들어올 때 무조건 보고서를 출력해 가져오지 말고 노트북을 가지고 오거나 파일을 보내라 했다. 무조건 종이 보고서를 갖고 대면보고를 하는 문화에서 교육혁신이 가능하겠는가. 불편해도 페이퍼리스 문화를 만들자고 얘기하고 내부 업무시스템을 바꿨다. 스스로도 태블릿PC를 사용하고 늘 가지고 다닌다. 이동 중이라도 언제 어디서나 바로 인터넷 검색을 하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이런 것이 작은 혁신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미래교육보고서에 담긴 내용은 무엇인가.

"지금 교육체계는 산업화 성공이라는 성과를 안겼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더 이상 현 교육체계로 미래 시대에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을 알파고를 통해 모든 사람이 깨닫게 됐다. 미래 교육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학교 같지 않은 학교에서 공부 같지 않은 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행복교육, 혁신교육, 맞춤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불확실한 미래를 잘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 초등학생이 성인이 되면 65%가 현재 없는 직업을 가진다고 한다. 학습데이터 분석을 통해 학생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고 어떤 분야에 취약한지를 신속 정확하게 파악하고 지능정보기술로 최적의 교육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교육변화를 이끌고 지원하는 것이 바로 KERIS의 사명이다."

-올해부터 디지털교과서 도입과 SW교육이 시작되는데,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디지털교과서 개발을 위한 기술지원 전문기관으로서 교재 개발과 활용, 연구학교 등 다양한 사업을 해오고 있다. 초등3∼4학년, 중1 사회, 과학, 영어 등 디지털 교과서 개발을 끝냈고 가상·증강현실 실감형 콘텐츠도 개발했다. 개학에 맞춰 교육부·과기정통부와의 협력을 통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학교 내 컴퓨터실과 태블릿PC 공급을 통해 디지털교과서 수업을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면 교육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 으로 기대된다. 중학교를 대상으로 시작하는 SW교육은 원활한 수업을 위해 한국과학창의재단을 통해 교원 심화연수 등을 계획대로 준비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이 SW교육과 관련해 사교육을 해야 하나 걱정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SW교육은 코딩기술자 양성이 아닌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이고 이에 부합하는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준비했다. 또 SW교육 자료는 무료로 공유해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만큼 사교육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한다."

-보수적인 교육계가 교육계에 부는 변화의 흐름을 수용하고 이끌 수 있을 지 우려되는데.

"엘빈 토플러가 '기업의 변화속도는 100마일, 학교의 변화속도는 10마일'이라고 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도 교육은 보수적인 편이다. 한국 교육을 저평가하는 분들이 있지만, 국내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교육대학을 가고 교사가 된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리의 공립학교 운영 능력과 노하우에 감탄하고 찬사를 보냈었다. 우리 교사들이 SW교육은 물론 디지털교과서에서도 훌륭한 성과를 낼 것으로 믿는다."

-SW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벌이고 있는데.

"자유학기제와 진로교육 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ICT 기반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이자 창의융합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 '꿈을 잇(IT)다 SW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했고 올해는 모두 10개 대학에서 SW스쿨을 운영해 대학생들이 초·중학생에게 SW를 가르치고 창의체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멘토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일반 국민과 학부모들이 미래 교육을 체감할 수 있도록 디지털교과서와 SW교육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 보이는데.

"대구 본원 내에 미래교육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놨다. 미래교육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최첨단 기술을 반영한 미래형 교실을 구현해서 평일에 운영하고 있다. 터치플레이와 벽면 디스플레이를 연동해 활동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고 동작인식과 그림자 센서를 활용하는 실내 활동 등 다양한 미래 학교상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나아가 전국 시·도 교육청과 협의해 지역 단위로 한 곳 정도 개설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미래교육 체험관을 많은 학부모가 볼 수 있어야 디지털 기기 접촉에 따른 과의존 우려를 씻어낼 수 있다.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하면 서책형보다 학습효과를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생과 일반을 위한 서비스인 KOCW와 RISS에 대한 반응이 좋다.

"해외 석학과 노벨상 수상 교수의 강의 등을 무료로 만날 수 있는 대학공개강의서비스(KOCW)는 학생은 물론 개인 등 누구나 참여하고 활용할 수 있는 강의공개 서비스로, 점점 우수 강좌가 늘어나고 이용률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모바일 서비스를 늘리고 학습이력 관리, 이용자 평가, 학습자 상담 등을 통해 교실밖 자기 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KOCW는 온라인으로 선행학습을 한 후 오프라인 강의에서는 교수와 주로 토론을 하는 수업방식인 플립러닝과 매칭하면 활용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공유의 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를 통해서는 국내외 학술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공동활용 인프라를 구축하고, 학위논문의 전자유통을 활성화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나이스와 에듀파인 시스템은 어떻게 발전시켜 갈 계획인지.

"교육행정정보서비스(나이스)는 전자정부 50년을 대표하는 서비스로 선정될 만큼 사용자 만족도가 높다. 올해 학생 생활과 관련된 모바일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고 불편사항에 대한 개선도 추진하고자 한다. 차세대 프로젝트 관련 정보화전략계획(ISP) 예산이 확보되면 내년에는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차세대 교육재정통합시스템(에듀파인)은 올해 구축할 예정인데, 참여를 원하는 IT기업들이 이전투구식으로 경쟁을 벌여, 투명하고 공정하게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해외에서 KERIS에 대한 평가가 좋다고 들었다.

"사실 그렇다. 세계은행에서 세계 각국의 정보화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우리가 교육분야 역할모델로 평가됐다. 외국 교육부 장관들이 세종시에 있는 교육부에 오면 꼭 들렀다가 가려고 대구까지 찾아 오기도 한다. 세르비아, 브라질 장관은 KERIS를 벤치마킹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식민지 경험과 전쟁의 폐허를 이겨내고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한국의 성공 배경이 국민의 교육열과 교육 정보화 사업이라고 판단한 그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 또 우리가 아프리카, 아시아 등 미개발·개도국에서 다양한 교육정보화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UN과 유네스코에서도 이를 인정해 성공적인 교육학술 정보화 사례로 KERIS를 꼽고 있고, 우리에게 다양한 국제교육 회의 개최와 성공사례 발표를 요청하고 있다."

-미래 교육정보화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그를 구현하기 위한 KERIS의 미래상을 정의한다면.

"산업화 사회에서는 표준화된 산업 인재를 대량으로 양성해서 경쟁을 통해 성장을 이끌었지만, 지식정보사회는 창의성을 기반으로 협력해야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이 시대 교육은 전통적인 교육방법과 달라져야 한다. 각각 다른 학습자의 수준과 관심에 따라 개별 맞춤형 학습이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 교과수업과 ICT 활용이 자연스럽게 연계돼 디지털교과서, SW 교육이 현장에 정착될 것이다. 따라서 개개인의 정확한 학습수준 진단에 기반한 개별화 맞춤형 학습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3D프린터, 드론, 로봇 등 지능정보기술을 교육현장에 적용하는 제2의 교단선진화사업을 통해 노후화된 학교 인프라 환경도 개선해야 한다. 이와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인성을 갖춘 '21세기형 오디세이 인간'을 양성해야 한다.

KERIS는 나이스, KOCW, RISS, 학교알리미 등 교육서비스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한 단계 나은 플랫폼을 구현하고, 그 과정에서 관련 기관과 연구소, 기업과 폭넓은 협력을 해나가고자 한다."

허우영기자 yenny@dt.co.kr
사진=박동욱 기자 fufus@



한석수 원장은…


◇ 학력

- 1983년 한양대 행정학 학사

- 1986년 한양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 2002년 아이오와대 교육행정 박사



◇ 경력

- 1985년 제29회 행정고시 합격

- 1986∼2002년 교육부 전산담당관실 사무관, 정보화지원과 서기관

- 2002∼2004년 교육인적자원부 학사지원과 과장

- 2005∼2006년 교육인적자원부 혁신인사기획관

- 2007∼2009년 충남교육청 부교육감, 교육감 권한대행

- 2009년 교육과학기술연수원 원장

-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 정책조정기획관

-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정보통계국장

- 2012년 미국 조지아대 평가센터 객원연구원

- 2013∼2015년 교육부 대학정책실 실장

- 2016∼현재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제9대 원장



◇저서

'교육정책의 나비효과를 꿈꾸며', '교육단상', '커피는 알라딘 램프다'

[인터뷰] 한석수 원장 “교육혁신 없는 4차 산업혁명은 불가능”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DT Main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