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일자리위원회 연구결과
선진국 대비 지급기준 과다 책정
인력난 악화·영세기업 부담 지적
근로시간 급격한 단축도 부작용
선진국 대비 지급기준 과다 책정
인력난 악화·영세기업 부담 지적
근로시간 급격한 단축도 부작용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이 미국·독일 등 선진국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2021년까지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겠다는 정부 계획 역시 선진국들이 취해온 속도에 비해 과도하게 빠르다는 지적이다.
17일 중소기업일자리위원회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 구조개혁 정책 제언' 보고회를 열고 유럽 컨설팅사 롤랜드버거를 통해 진행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수성 롤랜드버거 한국지사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속도를 해외 사례와 인력 수급 등을 고려해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롤랜드버거에 따르면 작년 기준 우리나라의 중위임금(전체 임금근로자 임금의 중간값) 대비 최저임금 비중은 68%로 미국(50%), 일본(40%), 독일(48%) 등 선진국이 50% 이하인 것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이 낮지 않고 오히려 적정 수준을 크게 상회한다"면서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특별급여 등을 포함할 경우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중이 100% 내외"라고 말했다.
이어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이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악화시키고 영세기업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가 근로시간을 2021년 52시간으로 줄이면 연 5.3시간이 줄어드는 것인데, 네덜란드·프랑스·일본 등 선진국이 연 0.4∼1시간 정도를 줄인 것에 비해 지나치게 빨라 기업들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실제 최저임금 1만원 인상 시 기업들이 부담해야 할 인건비가 작년보다 75조6000억원 늘어나고, 근로시간을 16시간 단축할 경우 중소기업계의 매출이 109조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 목표인 비정규직 18%의 정규직화로 발생하는 추가 인건비 역시 66조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계는 이와 관련, 최저임금 산입범위의 타당성과 선정기준의 객관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근로시간 단축에 앞서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미리 마련하고,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경영학계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모두 기업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정부는 기업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속도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소기업일자리위원회는 균형 있는 노동정책 방안과 해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관련 보고서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여·야당 대표, 중소벤처기업부, 고용노동부 등에 전달하기로 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그동안 노동계의 일방적 목소리만 나와 충분한 데이터를 담은 백서가 필요하다고 판단, 일자리와 노동에 변동이 많았던 독일에 본사가 있는 롤랜드버거에 맡겼다"면서 "노동자와 사용자 중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접점을 찾도록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tr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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