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TF 논의 후 상품 출시
치료 이력 심사기간·항목 축소
가입심사 항목서 투약여부 제외
치료 이력 심사기간·항목 축소
가입심사 항목서 투약여부 제외
과거 질병으로 실손의료보험 가입이 거절됐던 금융소비자들도 오는 4월부터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질병 치료 이력이 있는 유병력자들은 정해진 보험금만 지급하는 정액보험에만 가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와 보험업계가 손잡고 의료비 실비를 보장하는 유병자 실손의료보험을 내놓기로 하면서 유병력자들도 의료비 보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4월부터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을 출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실손의료보험은 약 3300만명이 가입해 제2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는 등 보편화 됐지만, 고령화에 따라 만성질환이나 질병으로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가입이 거절되는 등 사각지대가 발생해왔다. 이에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보험업계는 지난해 1월부터 1년간 TF 논의를 거쳐 새로운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 상품을 마련했다. 이 보험은 투약만으로 관리가 가능한 만성질환자와 현재는 완치된 유병력자를 보장할 수 있다.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보험료가 일반 실손보험보다 높지만, 과도하게 높아지지 않도록 보완장치를 포함했다. 특히 이 보험은 우선 입원이나 수술 등 치료 이력 심사 기한을 5년에서 2년으로 줄였고, 심사항목도 기존 18개에서 6개로 축소했다. 아울러 5년 이력 심사 중대질병도 10개에서 암 1개로 줄였다. 백혈병과 고혈압, 심근경색, 당뇨병 등 병력자도 최근 2년간 입원이나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암은 의학적으로 5년간 관찰을 거쳐 완치를 판정하고, 전이 및 합병증 등이 광범위해 5년간 발병 이력 가입심사에 반영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가입 심사 항목과 보장에서 투약을 제외한 것도 특징이다. 기존에는 투약 여부가 가입 심사항목에 포함돼 경증 만성질환자가 간단한 투약만 하고 있어도 실손의료보험 가입이 불가능했지만, 앞으로는 2년간 입원·수술 등의 이력만 없으면 가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고혈압약 등을 먹고 있는 경증 만성질환자도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유병자 실손의료보험의 보장은 착한 실손의료보험 기본형과 같고, 자기부담률은 30%이다. 또 보험 가입자가 최소한 입원 1회당 10만원, 통원 외래진료 1회당 2만원을 부담하도록 해 무분별한 의료 이용으로 보험료가 오르는 것을 방지했다. 비급여 MRI나, 비급여 주사제, 도수치료 등 3대 비급여 특약은 보험료 부담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보장에서 제외됐다.
유병자 실손의료보험료 수준은 50세 남성의 경우 3만4230원, 여성은 4만8920원선이 될 것으로 보험개발원은 추정했다. 이 보험의 보험료는 매년 갱신되고, 상품구조는 3년마다 변경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손의료보험 가입이 어려워 과도한 의료비가 발생할 위험에 노출됐던 유병력자와 경증 만성질환자에 대한 보장 사각지대가 해소되고, 고령화 진전에 따라 증가하는 유병력자·만성질환자의 의료비 리스크를 분산해 사적 안전망 역할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국기자 ceg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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