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주 원자력연 원장 강조
"정치·사회적관점서 막지 말길"
"정치·사회적관점서 막지 말길"
"연구개발까지 막는 것은 너무 지나칩니다. 정치·사회적인 시각이 아닌 과학기술, 연구개발(R&D) 관점에서 바라봐줬으면 합니다."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장(사진)은 11일 대덕특구기자단 신년 간담회에서 재검토 논의에 들어간 파이로프로세싱과 소듐냉각고속로(SFR) 연구개발 사업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하 원장은 "파이로프로세싱과 SFR사업은 기술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연구개발 차원에서 바라보고 다뤄져야지 정치·사회적인 이슈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피력했다.
파이로프로세싱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재처리하는 기술로, 오는 2020년까지 한국과 미국이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SFR은 파이로프로세싱을 거친 연료를 다시 재활용하는 차세대 원자로 기술이다. 원자력연은 1997년부터 지금까지 6764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연구개발을 하고 있었으나, 상용화된 사례가 없고 경제성과 안전성 등이 떨어진다고 반핵단체들이 반발하면서 지난해 12월 정부는 사업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원자력 분야의 비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사업재검토위원회'를 구성해 두 사업의 기술성, 경제성, 안전성,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한 후 이달 말까지 최종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 원장은 "미국과 공동연구가 끝나는 3년 후면 두 기술에 대한 타당성과 의미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아직 기술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어 그동안 해 온 연구개발을 막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파이로프로세싱과 SFR 사업이 중단되면 100명이 넘는 연구자들이 인건비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출연연은 연구과제중심제도(PBS)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고, 연구비에 인건비가 포함돼 있어 연구개발 사업이 중단되면 연구자들이 월급을 받지 못할 수 있고, 연구원은 심각한 경영난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하 원장은 "지금으로선 두 개의 기술 자체가 부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위원회에서 보내오는 질의에 최선을 다해 답변을 드리는 걸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력연은 △사회현안 해결 R&D △미래사회 대비 R&D △국가 전략적 활용 R&D △기초과학 증진 R&D △일자리 창출 R&D 등 5대 연구분야를 정해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국가전략기술 개발을 위해 초대형·초고속 컨테이너선과 쇄빙선 등의 동력원으로 원자력을 활용하는 기술과 해상 플랜트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원자력 시스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직접 처분, 장기저장 후 처분, 부피·독성 저감 후 처분 등 다양한 사용후핵연료 안전관리 기술을 동시에 고려해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기술을 개발하고, 내년 초 사우디아라비아에 소형 원자로인 '스마트'를 세계 최초로 건설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 원자력 산업 활성화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나간다는 구상이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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