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웅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제한적인 조건에서의 자율주행 레벨 3에 해당하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친환경차 전략에 대해서는 수소연료전지차와 전기차의 장점을 각각 활용해 공존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양 부회장(연구개발본부장)은 8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부분적으로 제한적인 조건에서 (자율주행)레벨3 정도의 기술은 돼 있다"며 "하이웨이 드라이브 어시스트(고속도로 운전 보조) 같은 경우 다른 경쟁사 못지않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자동차공학회 분류 기준으로 레벨3는 위험 상황에서만 운전자가 개입할 필요가 있는 부분 자율주행 수준이다. 그는 다만 "대외적으로 레벨3에 왔다고 공표하는 건 조심스럽다"며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와 관련해선 다른 경쟁사 못지 않게 적극적으로 소형차부터 대형차까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관련 기술 패권을 다투는 모빌아이(인텔 소유)와 엔비디아(NVIDIA) 양대 진영 가운데 어느 쪽과 손잡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레벨3 미만과 레발3 이상으로 자율주행단계를 나눴을 때 각각 회사의 방법론이 다르다"며 "우리는 2가지 모두에 다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양 부회장은 친환경차의 주도권과 관련해서는 "(전기차와 수소차 모두)공존하면서 같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전기차는 주행거리에 한계가 있고, 수소차는 장거리용으로 서로 용도에 따라 구분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이기상 현대차그룹 전무(환경기술센터장)는 "현재 현대차, 도요타, 혼다 세 곳이 수소전기차를 생산하지만 2020년 이후로는 7~8개 회사가 수소전기차를 내놓을 것"이라며 "자율주행 등이 접목되면 수소전기차 시대가 더 빨리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부족한 수소차 충전 인프라와 수소차 보급 확대에 대해서는 "로드맵을 갖고 정부와 협의 중"이라며 "차세대 수소전기차 가격은 지금 판매 중인 투싼 수소전기차 보다는 낮은 가격으로 책정될 예정이고, 보조금을 고려하면 기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가격과 큰 차이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라스베이거스(미국)=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양웅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율주행·친환경차 사업 전략과 시장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