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발 환율 급락 장기화 가능성
유가도 5달러↑…올 성장 '빨간불'
유가도 5달러↑…올 성장 '빨간불'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부터 5일까지 불과 20일(영업일 기준)만에 무려 30.00원 이나 떨어졌고, 유가도 두바이유 포함 3대 유종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 새해부터 최저임금이 큰폭으로 상승하면서, 고용시장에 이상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연초 외식업을 중심으로 물가마저 들썩일 조짐이다. 7일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그리고 올해 1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의 지표를 분석한 결과, 새해 벽두부터 경제 전반에 경고음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락하면서, 수출 중심의 한국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일7일 외환시장 마감 기준으로 1달러 1094.50원이던 것이 올해 5일 현재 1064.50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7월11일 1151.50원에서 같은 달 31일 1120.50원까지 31.00원 하락한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문제는 이같은 환율 급락 사태가 새해 들어서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원화강세-달러화 약세에 최근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간에 훈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원달러 환율 급락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당장, 원화 강세가 수출 채산성을 악화시키면서, 자동차, 자동차부품, 화학 등 주력 수출 업종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유가도 상승폭을 이어가면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우리 경제의 주요 유종인 두바이유는 5일 배럴당 64.9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영업일 20일을 기준으로 12월7일 배럴당 60.22달러 에서 4.72달러가 오른 수치다.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와 이란의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최근 블룸버그가 원유·금·구리·밀 등 22개 원자재 국제 시세를 집계한 '원자재 현물 가격 지수'를 보면 4일(현지시간) 361.18까지 뛰어올라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은 연말부터 랠리를 시작해 14일 연속 상승세다. 석유류를 원·부재료로 하는 국내 제조업에 타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연초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도 상당하다. 인건비 부담이 큰 업종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해고와 가격 인상이 감지되고 있다. 실제 서울의 모 아파트 단지는 이달 말 경비원 94명에 전원 해고를 통보했고, 일부 외식업종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현실화 될 조짐이다.
일선 제조업 경기도 악화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1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기준 100을 훨씬 밑도는 86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들이 더 많다는 의미다.
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이처럼 동시 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는 대내외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올해 3% 성장은 물론이고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산업 육성 모두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과 선진국 등에서 통화 긴축에 들어가고 유가 상승과 노동 개혁 추진에 따른 기업들의 경영 환경 악화로 올해 3% 성장은 어려울 수도 있다"며 "정부는 성장률에 연연하기보다 중장기적인 비전을 수립하고 전략적인 경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권대경·이미정기자 kwon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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