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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의 경제통하기] 다시, 자유를 향한 대열에 나설 때다

이규화 선임기자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 입력: 2017-12-31 18:00
[2018년 01월 01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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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의 경제통하기] 다시, 자유를 향한 대열에 나설 때다
이규화 선임기자

인류역사는 자유 쟁취의 역사다. 시원의 자유는 불안한 것이었다. 계약을 맺고 국가에 자유 수호의 의무를 부여했다. 계약이 준수되지 않을 때 개인은 투쟁을 주저하지 않았다. 자유는 천부 불가양의 권리였으므로 그것을 훼손하는 모든 권력은 정당성을 잃었다.

서구처럼 자유 보전의 긴 역사가 없는 대한민국은 일제의 반쪽짜리 자유의 토대 위에 불완전하지만 자유 수호의 국체를 탄생시켰다. 2018년은 그 대한민국이 건국 70주년을 맞는 해다.

해방의 극심한 이념적 혼미 속에 자유민주와 시장경제의 길을 선택한 것은 기적의 시작이었다. 대한민국은 자유와 민주, 시장경제의 가치를 확대하며 오늘에 이른다. 권위적 정권 아래 제한적 인권 박탈의 질곡을 겪어야 했지만 개인의 자유와 권리, 재산권의 신장이란 문명사적 진보의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어느 이념이나 체제든 결함을 지니지 않은 것은 없다. 자유민주와 시장경제도 예외가 아니다. 100년 전 그 틈을 비집고 움튼 것이 공산 계획경제다. 그들은 민주와 평등을 내세우며 자유를 박탈하고 무산계급 독재를 세웠으나 오래 지탱할 수 없었다. 인간의 천성인 자유를 억압하는 권력은 결코 평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이 외치는 민주는 사기였다. 자유민주와 시장경제의 체제적 우월성은 목하 남북한의 삶의 양상을 비교하면 극명히 드러난다.

대한민국 70년은 국가를 건설하고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물적 토대를 우선하려는 산업화 지향과 당장의 이념적 향유를 바라는 민주제 지향이 충돌했다. 우선순위에서 밀린 분야에서는 저항이 일어났고 정치적 갈등이 빚어졌다. 어쩌면 역사발전에서 불가피한 경로였는지 모른다. 이렇듯 대한민국의 역사는 같은 목표를 가진 애국자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쟁투해온 역사다. 시련으로 점철됐지만 결국 옳은 길이 선택된 자랑스러운 역사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성취를 깎아내리고 대한민국의 건국을 죄악시하는 주장이 공공연히 퍼지고 있다. 건국 초기 몇몇 오점을 들어 건국 초기 지도자들을 지나치게 매도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은 70년 전 세계를 휩쓴 공산주의 파고에 용감히 맞서 자유민주제와 시장경제체제를 선택한 결과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독립한 나라 가운데 자유민주와 시장경제 기반 위에서 경제 성장과 자유를 성취한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망각하고 대중의 이름으로 통제와 획일을 기도하는 세력이 있다. 신체와 표현의 자유, 재산권의 자유는 자유 이념의 핵심이다. 이 원리가 문재인 정권 들어 위협받고 있다. 소위 '촛불 혁명'이라 자칭하는 광장과 대중의 분노에 의탁한 무소불위 검찰권의 남용은 도를 넘었다. 전 정부 인사들에 대한 무분별한 인신구속과 좌우 이념적 주장에 대한 문 정권의 편향은 정의롭지 못하다. 더 심각한 것은 경제활동의 자유를 제약하는 정책들이 쏟아지면서 건전한 경쟁과 사적 자치가 시들해져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재산권의 보장은 자유의 핵심이자 그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불가분의 전제다. 경제사상가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는 "경제적 통제는 단순히 인간의 한 부분만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다"며 "경제적 자유야말로 다른 모든 자유를 지탱하는 자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매우 동질적이면서도 교조주의적인 다수(대중)의 지배를 받는 '민주정부'가 오히려 최악의 독재만큼이나 압제적일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자유주의 이론체계를 세운 존 스튜어트 밀은 160년 전 일찌감치 '자유론'(On Liberty)에서 다수의 횡포(tyranny of the majority)를 경계했다. 밀은 다수의 횡포는 "개인의 사사로운 삶 구석구석에 침투해 마침내 그 영혼까지 통제하면서 도저히 빠져나갈 틈을 주지 않는다"며 "정치적 독재 못지않게 다수의 횡포가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중은 법치라는 탈을 통해 얼마든지 가공할 괴물을 만들어낸다. 20세기 히틀러와 스탈린의 전체주의는 민주와 민족이란 '낭만적' 이름 아래 자행됐다.

건국 70년, 대한민국의 위대한 성취는 개인의 궁극적 주권자로 그 개인을 존중하고 자율과 창의로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게 하는 가장 근원적 가치, 즉 '자유'를 향한 위대한 선택의 산물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자유가 위협받는 지금, 다시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대열에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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