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금융서비스 '인터넷전문은행' 흥행돌풍
중금리대출 주도·기존 은행 각종 수수료 낮춰
"은산분리 규제 완화 · 초대형IB 정책지원 절실"
중금리대출 주도·기존 은행 각종 수수료 낮춰
"은산분리 규제 완화 · 초대형IB 정책지원 절실"
■혁신성장 2018
신금융 활성화 원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금융권에 '생산적 금융' , '포용적 금융'을 위한 금융혁신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자장사만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금융권이 중기벤처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금융 소외계층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새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오히려 금융혁신이 지체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지난 정부에서 금융혁신을 위해 야심 차게 추진했던 초대형 투자은행(IB)과 은산분리 완화 논의가 시작 단계부터 제동이 걸린 상태다. 최근에는 금융 지주사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하면서, 민간 금융사들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매번 정권이 바뀔때 마다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가 크게 흔들리면서,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금융혁신 과제는 뒷전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민국 금융산업은 일반 국민들과 기업, 국가경제 전반에 중대한 역할을 하면서도, 산업 본래의 경쟁력을 높이고 스스로 금융혁신을 도모 하는데 등한시해 왔다.
실제, 경제전문가, 일반 국민들도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금융 혁신이 절실하다고 꼽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17년 일반 국민 1000명, 경제전문가 334명을 대상으로 한 경제전망 설문조사 결과, 일반 국민들은 혁신성장의 최우선 과제로 제도혁신(42.2%)을, 전문가들은 과학기술 혁신(37.1%)을 지목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혁신이 시급한 분야로 서비스(47.8%), 금융(46.9%), 자동차 등 주력산업(40.6%)을 꼽았다. 금융과 서비스 부문의 혁신이 뒷받침 돼야 여타 산업분야의 성장에도 더 속도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경제전문가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금융혁신에 대한 요구는 이처럼 높아지고 있지만,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오히려 주요 금융혁신 정책들은 과거 보다 더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초대형 IB와 인터넷전문은행 정책은 새 정부 들어서면서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자기자본 4조 원의 요건을 충족하는 증권사들을 초대형IB로 지정하고 핵심 사업인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도 내준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개 대형 증권사들은 정부 지침에 따라 자기 자본을 확충해 요건을 맞췄지만, 정권이 바뀌자 정부는 갑자기 입장을 틀어버렸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투자증권만 유일하게 핵심사업인 어음발행 등 단기금융업 인가를 내주면서 초대형 IB는 시작부터 절름발이 신세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사업을 시작한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도 은산분리 규제 완화 논의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이 금융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를 제한하는 제도다. 현재 국회에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관련법들이 잇따라 발의됐지만, 일부 여당 의원들의 반발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편하고 경제적인 비대면 금융서비스로 출범 이후 강력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기존 은행들을 자극하며 금융 트렌드까지 바꿔가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중금리 대출을 주도하고 일반 시중은행들의 각종 수수료를 낮춘 한편, 고용 파급효과도 크다"며 "은산분리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다 보면 인터넷은행의 자유로운 영업이 제한되고, 새로운 시장 참여자도 나타나기 어렵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해 송년 기자회견에서 "인터넷은행이 주는 좋은 영향을 좀 더 극대화하기 위해 예외를 인정해 주면 좋겠다"고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함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김동욱기자 ea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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