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설립 가능성에
"검토 필요한 사안" 한발 물러서
"비트코인 등 모든 소득 과세해야
제도권으로 인정하는 건 아니다"
"검토 필요한 사안" 한발 물러서
"비트코인 등 모든 소득 과세해야
제도권으로 인정하는 건 아니다"
최 원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출입기자 대상 금융포럼 송년 만찬, 모두 발언을 통해 "2000년대 초반 IT 버블 때 페이스북 등 IT 기업들은 형태가 있었지만 비트코인은 그렇지 않다"면서 "나중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버블이 확 빠질 것이다. 내기해도 좋다"고 장담했다.
그의 발언은 28일 정부가 은행과 가상화폐 거래소의 신규 계좌를 전면 중단시키는 등 강경기조 발표에 앞서 나온 것이어서 금감원 발 '가상화폐 거품 빼기'가 본격화 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 원장은 "비트코인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에 대해선 해외 각국의 정부도 원칙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지난번 유럽 출장 때 (유럽 금융당국에) 물어봤더니 오히려 우리에게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더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도 거래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우리한테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어보더라"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에 대한 과세 추진이 제도권 수용을 위한 첫 단계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도박장에서도 소득이 나오면 과세하듯 모든 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것"이라면서 "금융당국이 제도권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또한 최 원장은 최근 신한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올린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최 원장은 "시장금리가 올라 기본금리(기준금리)가 오르면 모르지만 수신금리를 올렸다고 가산금리를 올리는 것은 좀 이상하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 (금감원이 은행에) 이야기 하는 것이지, 그것을 올려라 내려라 말할 수는 없다. 은행이 자발적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6일 신한은행 관계자를 만나 신한은행의 주택대출 가산금리 인상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신한은행은도 금감원과 접촉한 직후 기존에 인상한 가상금리를 다시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 원장은 최근 금융권의 '뜨거운 감자'가 된 금융사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연임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유효 경쟁 시스템을 갖추라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설득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손의료보험에 대해선 가격 인하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 원장은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의 보장범위가 늘어나면 실손보험의 보장범위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면서 "그렇다면 그 부분으로 보험사가 수익을 내려 할 것이 아니라 가격을 낮추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최 원장은 "금융소비자를 충실히 보호함으로써 금융부문이 가계재산 증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사전적으로는 폭넓은 정보공개를 통해 더 나은 금융회사가 금융소비자로부터 선택받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후적으로는 부득이하게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고 적극적인 구제가 이뤄지도록 소비자 보호의 내용과 절차를 개선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최 원장은 "금융사의 혁신은 충분한 자율성이 주어질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라면서 "이러한 점을 고려해 앞으로는 감독 당국이 사안별로 세세하게 개입하는 방식을 최대한 지양하고, 금융사의 개별 위규행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 원장은"설 이전까지 금감원 조직개편을 완료하고 새롭게 마음을 다잡아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내년 포부를 밝혔다.
김동욱기자 ea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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