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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환의 과학세상] (632) 미세플라스틱

어패류·천일염 등 식탁까지 위협
오염·피해 여부 정확한 측정 필요 

입력: 2017-12-26 18:00
[2017년 12월 27일자 14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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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환의 과학세상] (632) 미세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이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플라스틱·합성섬유·합성고무 덕분에 오늘날 우리 생활은 놀라울 정도 편리하고 화려해졌다. 목재와 같은 천연 소재를 대체함으로써 천연자원의 소비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함부로 버린 플라스틱이 환경과 생태계를 위협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앞으로는 잘게 부서진 미세플라스틱까지 신경을 써야할 모양이다.

미세플라스틱은 흔히 크기가 5밀리미터보다 작은 플라스틱·합성섬유·합성고무의 조각을 말한다. 우리가 환경으로 배출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종류와 양은 상상을 넘어선다. 대부분 함부로 폐기한 플라스틱이 바람·물·자외선 등에 의해 작은 조각으로 부서지고 깨지면서 만들어진다. 합성섬유에서 떨어져 나오는 보풀도 있고, 합성 고분자로 만든 타이어·페인트·로프·부표 등에서도 떨어져 나온 미세플라스틱도 있다. 화장품·치약에 사용하는 '마이크로비드'의 문제도 심각하다.

미세플라스틱은 일차적으로 토양과 공기를 오염시키고, 결국에는 강과 바다로 유입된다. 엄청난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강물이나 바닷물에 떠다니거나 바닥에 가라앉아서 환경과 생태계를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다. 더욱이 미세플라스틱도 환경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우리 바다와 연안의 형편도 심각하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국 20개 연안의 바닷물 1리터에서 평균 6.67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작년에 전국 18개 해안의 바닷물 1리터에서 확인한 미세플라스틱은 평균 11.8개였다.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수준이 하와이의 2배나 되고, 브라질·칠레·싱가포르보다 100배 이상이나 심각하다고 한다.

우리의 식탁도 안심할 수 없는 형편이다. 해양 생물의 내장과 배설물에서 적지 않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되고 있다. 작은 어패류를 통째로 사용하는 젓갈류나 바닷물을 증발시켜서 생산한 천일염에도 상당한 양의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될 가능성을 걱정해야 한다.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아직까지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위해성이나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피해는 구체적으로 알아내지는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세포를 쉽게 통과하기 어려운 3마이크로미터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은 소화 과정에서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물이나 음식에 들어있다는 사실은 윤리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것이다. 물에 잘 녹지 않는 오염물질이 미세플라스틱의 표면에 흡착된 상태로 남아있으면 우리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은 더 커지게 된다.정부도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화장품과 치약에 마이크로비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은 이미 2005년부터 물로 씻어내는 제품에 마이크로비드를 사용을 금지했고, 스웨덴에서도 화장품에 마이크로비드의 사용을 금지했다.

수돗물의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9월 미국의 작은 비영리 언론기관인 오르브미디어가 미네소타 대학에 의뢰해서 확인한 결과는 결코 반가운 것이 아니었다. 전 세계 14개국 수돗물의 83%에서 1리터당 평균 4.3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것이다.

미국 보도가 알려진 후 환경부도 일부 수돗물과 먹는 샘물의 미세플라스틱 오염도를 조사했다. 다행히 가정집의 수돗물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정수장, 수돗물 병입수, 먹는 샘물에서는 리터당 최대 0.6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환경부 조사에서 확인된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리터당 평균 0.05개였다.

아직은 오염이 심각하게 걱정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음용수에서의 검출양이 미국 언론이 확인한 양보다 적기 때문에 괜찮다는 환경부의 결론은 어설픈 것이다. 언제까지나 선진국의 정부나 언론의 눈치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 이미 강과 연안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는 플라스틱에 대한 대책을 찾아야 한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의 오염도와 피해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파악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탄소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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