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SKT 필수설비 무단점유
원상복구 요구에도 묵묵부답"
SKT "우리와 상관없는 구간"
양측 내용증명 발송 소송전 예고
원상복구 요구에도 묵묵부답"
SKT "우리와 상관없는 구간"
양측 내용증명 발송 소송전 예고
26일 KT는 SK텔레콤이 평창 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근처에 매설된 KT의 관로 및 맨홀 등 필수설비를 추가 훼손했다며 이에 관한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최근 발송했다고 밝혔다.
KT 측은 "알펜시아 C지구 입구~스키점프대 입구 구간, 700GC 입구~스키점프대 입구 구간에서 SK텔레콤이 KT의 필수설비를 무단 점유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고, 이에 원상복구를 요구했으나 복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KT는 국제방송센터(IBC)에 진입하는 올림픽조직위원회 관로에 KT가 설치한 내관을 SK텔레콤이 훼손하고 자사 광케이블을 꽂아 넣었다면서 검찰에 해당 사실을 고발한 바 있다. 이후 KT는 올림픽 망 1000여㎞ 구간을 전수조사한 결과 KT 측에 사전 협의 없이 무단으로 필수설비를 점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설비를 추가로 발견, 원상복구와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본지가 논란이 된 평창 700GC 앞 설비구간을 직접 취재한 결과 해당 구역까지 전주를 타고 온 케이블이 700GC 앞에서 땅으로 내려와 관로가 설치된 땅속으로 연결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당 케이블이 SK텔레콤 것인지는 눈으로 구별하기 어려웠고, 다만 매설된 관로를 덮고 있는 맨홀은 KT 로고가 뚜렷이 있어 KT의 관로임을 짐작하게 했다.
KT 관계자는 "KT는 동계올림픽 주관 방송사로서 올림픽 경기의 방송 통신서비스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만약 장애가 생길 경우 그 패널티도 천문학적인 수준"이라면서 "방송을 예로 들자면 망이 불안정해 중계 화면이 순간적으로 '지지직' 거리기만 해도 50억원을 패널티로 물어야 하기 때문에 망 관리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같은 국가의 통신사가 이렇게 무단으로 망을 훼손하고 방치하는 상황이니 국익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측은 불쾌한 내색을 숨기지 않았다. SK텔레콤은 KT가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며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앞서 IBC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SK텔레콤의 광케이블이 KT 내관을 직접 훼손한 것은 일부 사실과 다르고 논란의 소지가 있다. 하지만 국가적 중대사(동계올림픽)를 앞두고 내홍을 일으키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겠다고 판단해 일단 원상복구 조치를 했던 것"이라면서 "그런데 이번에 KT가 주장하는 구간의 경우 아예 SK텔레콤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지역이며 우리가 그렇게 훼손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구간은 심지어 KT와 조직위, SK텔레콤이 모두 참관한 가운데 조사가 이뤄졌던 지역"이라면서 "해당 구역은 오히려 KT가 강원도개발공사의 설비를 무단 점유해, 현장 조사 과정에서 강원도 측이 KT에 '즉시 퇴거하라'는 명령을 내린 곳"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이 상반되는 가운데 조직위 측은 지난 20일 공식 입장을 통해 "강원도개발공사, KT, SK텔레콤의 임원급 협의 진행 결과 논란이 된 SK텔레콤의 해당 광케이블을 조속히 이전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직위는 해당 구간이 어디인지 정확하게 명시하지 않아 양측의 진흙탕 싸움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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