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전기자동차의 동력원인 리튬이온전지의 급속 충전 과정에서 일어나는 성능 저하의 원인을 밝혀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융합연구단 장원영 박사, KIST 전북분원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김승민 박사 공동연구팀이 전극 내부 구조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전지 소재 열화 분석 플랫폼'을 구축하고 리튬이온전지 급속 충·방전시 전극 소재가 변형되는 원인을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리튬이온전지는 충전 과정에서 리튬 이온이 내부의 전해질을 통해서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한다. 이 때 충전 속도를 높이면 리튬이온이 전극과 전해질을 거쳐 전달되는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못해 전지의 용량과 수명이 급격히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이런 문제점은 전기자동차의 시장 확대에 큰 걸림돌이 돼왔다.
KIST 연구진은 실제 유기용매 전해액과 맞닿아 있는 전극의 표면에서 전지의 열화나 열 폭주 현상이 시작하는 것에 주목하고 배터리 전극 표면을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 기반 전지 소재 열화 분석 플랫폼을 구축했다. 연구진은 이 플랫폼을 활용해 전기차용 고용량 양극소재 후보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3원계 양극 물질의 급속 충·방전 시 발생하는 열화 메카니즘을 규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전지 충전 속도에 따라 전극 물질 표면에서의 내부구조 변형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고, 내부구조 변형의 회복 정도 역시 방전 속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불완전하게 회복된 전극 물질의 내부 변형이 결국 전지 용량의 감소와 수명 단축을 일으킨다는 의미다.
KIST 장원영 박사는 "전지의 안전성이 무엇보다도 강조되는 중대형 이차전지 개발에 있어서 이번 연구가 전극 소재의 설계 인자를 찾아가는 고도 분석 연구의 발판이 되길 바란다"며 "이번 분석 플랫폼을 통해 전기자동차용 차세대 배터리 소재 설계를 위한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피지컬 케미스트리 레터스'(The 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Letters)에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