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금리인상, 정교한 셈법 필요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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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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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금리인상, 정교한 셈법 필요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미국이 금리를 높이는 시기에 세계경제는 위험하다. 특히 신흥시장국 경제는 경기침체를 경험하거나 자본유출로 외환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과거의 경험을 봐도 미국이 금리를 높이는 시기에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도 초래됐다. 세계가 미국의 금리인상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오는 12월 12~13일 양일간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금리를 높일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그리고 미국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내년에도 많게는 4차례까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 전망된다.

미국금리의 인상추세가 가시화될 경우 우리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행은 11월 30일 올해 마지막 금리결정 회의인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한다. 이날 회의에서 그동안의 저금리 추세에서 벗어나 금리를 인상할지 여부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은행의 이번 금리인상 여부는 향후 우리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정책결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당위성은 충분히 있다. 먼저 자본유출을 억제할 수 있다. 만약 미국이 12월에 금리를 높이게 되면 현재 1.25%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금리는 미국금리에 역전된다. 자본유출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물론 금리차이만으로 자본유출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원화의 평가절상이 금리차이보다 크면 오히려 자본유입이 발생할 수 있다.2005년 미국이 금리를 높일 때도 우리환율은 하락해 한국은행은 국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한차례 인하했으며 자본도 유입된 적이 있다. 그러나 미국이 내년부터 큰 폭으로 금리를 높여 우리금리와의 차이가 커질 경우 자본유출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가계부채와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 정부는 미시적 대출규제로 가계부채를 줄이고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려 하고 있다. 특히 주택가격은 세금을 높여 수요를 억제해 낮추려 하고 있다. 그러나 가계부채와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또 다른 중요한 원인은 낮은 금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생계형 가계부채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줄일 수 있으며 부동산 구입용 가계부채는 금리를 높여 실물의 수요가 줄어들거나 혹은 공급을 확대해야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금리인상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늘어난 가계부채가 부실화될 수 있다. 그동안 정부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이자만 지불하는 대출을 대부분 원리금을 동시에 상환하도록 했다. 금리를 큰 폭으로 오를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대출이 부실화될 수 있다. 또한 부동산 가격 폭락도 우려된다. 이미 대출규제와 양도소득세 부과로 부동산 시장을 위축돼 있다. 여기에 정부는 내년에 보유세를 중과하고 한국은행은 금리까지 큰 폭으로 올릴 경우 주택가격은 경착륙할 수 있다. 금융회사의 부실은 물론 경기침체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침체도 심화될 수 있다. 새 정부 초기에 투자환경이 불안해 지면서 기업투자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 여기에 금리까지 높아질 경우 투자는 물론 소비까지 감소해 회복기미를 보이는 경기가 다시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원화가치의 평가절상으로 수출감소도 우려되는 상황에서 내수까지 위축될 경우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 것이 염려된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금리인상의 추세에 더해서 자본유출 우려와 부동산가격 안정 등의 과제를 고려하면 지금의 저금리기조를 계속할 수는 없다. 금리인상은 시기의 문제지 불가피한 정책선택인 것이다. 하지만 금리인상의 부작용을 고려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필요는 있다. 점진적으로 금리를 높여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을 연착륙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환율정책과의 조합도 중요하다. 미국이 금리를 높이는 시기에 일본과 중국의 정책선택 경험을 보면 환율을 높여 수출증대를 통해 국내 경기침체를 막으려 했다. 그러나 일본과 다르게 국제통화를 가지지 않고 있고 중국과 달리 자본자유화를 한 우리의 경우는 환율을 높이는 정책을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 금리차이에 환율까지 높아지면 자본유출의 위험이 너무 클 뿐만 아니라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압력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환율의 변동방향을 고려해서 금리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환율이 내려갈 경우는 자본유출의 위험이 낮아지게 되므로 비록 미국이 금리를 높이더라도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 미국이 금리를 높이고 있는 시기에 한국은행의 금리정책 선택은 중요하다. 우리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으며 회복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한국은행의 금리정책 선택에 있어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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