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최대지원금 12만원 불과
'갤노트8' 26만원대보다 더 적어
"3사 공시지원금 경쟁적 올리면
정부 차기 요금할인율 인상 빌미"
약정할인 인상 사전 방지 '포석'
'갤노트8' 26만원대보다 더 적어
"3사 공시지원금 경쟁적 올리면
정부 차기 요금할인율 인상 빌미"
약정할인 인상 사전 방지 '포석'
앞서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8도 공시지원금이 최대 26만5000원 수준으로 '너무 적다'는 지적이 일었지만 아이폰X는 이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책정된 것이다.
20일 통신정보포탈 스마트초이스에 따르면 출고가 136만700원인 아이폰X 64GB의 경우 월 3만2890원 요금제를 선택했을 때 SK텔레콤 3만4000원, KT 3만5000원, LG유플러스는 3만6000원의 공시지원금을 제공한다.
데이터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월 6만5890원 요금제를 선택하면 3사는 각각 6만9000원, 7만원, 7만1000원씩을 공시지원금으로 지급한다. 최고가 요금제인 월 11만원짜리 요금제를 선택해도 이 제품의 공시지원금은 SK텔레콤 12만2000원, KT 11만5000원, LG유플러스 11만8000원 수준이다.
해당 요금제에 대한 24개월 선택약정할인액은 66만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시지원금과 요금할인의 차이는 50만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에서 규제하던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는 지난 10월 1일부터 일몰 폐지했지만, 종전 30만원이라는 상한 기준을 넘기는 단말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단말기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통신업체들이 지급하는 공시지원금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통신사들은 표면적인 이유로 '불법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고 공정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최근 1~2년 새 내부 영업 목표가 번호이동과 같은 '경쟁사 가입자 탈취' 전략보다 기존 가입자 수성에 더욱 무게중심을 두는 방향으로 변화했다"면서 "신규나 번호이동 가입자 1만명을 유치하려면 1000억원의 마케팅비가 필요하지만, 기존 가입자에 대한 요금 할인 혜택이나 멤버십을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비 투자는 이보다 더 적고 고객의 만족도도 훨씬 높다는 점이 이미 입증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깊은 속내에는 통신 3사가 공시지원금을 경쟁적으로 올릴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차기 요금할인율을 올릴 수도 있기에 공시지원금을 적게 지급해 이를 사전에 방지하자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도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선택약정할인은 '단말기 공시지원금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지급하도록 돼 있다. 이번에 과기정통부가 약정할인율을 5%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도 공시지원금 수준에 맞춘다는 것이 명분이었다"면서 "때문에 통신 3사 입장에서는 만약 경쟁적으로 공시지원금을 올릴 경우 과기정통부가 선택약정요금할인율을 재산정할 때 또다시 '인상'의 빌미를 주게 될 것을 우려해 공시지원금을 선뜻 올리지 못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회 관계자는 "공시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됐는데도 3사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공시지원금을 전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그 차이도 1000~2000원에 불과하다면 담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국회에서 보다 엄중하게 감시하겠다"고 언급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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