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문 정부 '신적폐'로 규정
개혁 작업에 브레이크 가능성
개혁 작업에 브레이크 가능성
우선 청와대 핵심 요직인 수석이 비리 의혹으로 낙마한 만큼 야권의 총공세가 예상된다. 야권은 이번 사건을 빌미로 새 정부를 '신적폐'로 규정하고 개혁 작업에 브레이크를 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청와대는 전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전 수석 사퇴로 정무라인 책임자가 공석이 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야권과의 협치는 더욱 멀어지게 됐다. 정무라인은 국회와의 소통 채널로, 원내대표를 지냈던 전 수석이 그동안 적지 않은 역할을 해왔다.
새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나도록 1기 내각을 완성하지 못한 청와대로서는 당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그러나 정무수석실이 비상 상황이어서 여력이 없는 데다 야권이 청와대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기한까지 시간만 보낼 공산이 크다. 기한이 지나면 청와대는 홍종학 후보자에 대해 임명을 강행하는 수순을 밟을 예정이어서 이 시점이 '협치의 종말'이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문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 후 계획하고 있던 정당 지도부를 대상으로 한 순방 성과 보고 역시 '중개자' 부재 상태여서 현재로서는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청와대는 황찬현 감사원장 후임 인사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청와대는 대통령 순방을 마치고 귀국 후 즉시 감사원장을 지명할 계획이었지만 검증 작업이 길어진 데다 일부 후보가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장은 장관과 달리 국회의 임명동의(과반 출석, 과반 찬성)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야당이 반대할 경우 감사원장 공백 상태도 우려된다. 현 감사원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됐으며 12월 1일로 임기가 끝난다.
한편, 이날 사퇴한 전 수석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결같이 국민만 보고 가는 대통령님께 누가 될 수 없어 정무수석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예전 비서관 등이 연루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새 정부에서 현직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중 사의를 표명한 것은 김기정 국가안보실 2차장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비리의혹과 관련해 낙마한 경우는 전 수석이 처음이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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