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가위 '생명윤리법' 막혀
미·일·중 비해 더딘 발전속도
"첨단바이오 원천기술 갖춘 기업
과감한 규제개혁 필요" 지적도
미·일·중 비해 더딘 발전속도
"첨단바이오 원천기술 갖춘 기업
과감한 규제개혁 필요" 지적도
■2017 바이오 융합테크 콘퍼런스
바이오경제 시대를 맞아 첨단 기술로 무장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정부의 규제 완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녹십자셀의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는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채취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면역세포를 늘리거나 강화해 다시 체내로 주입하는 맞춤형 항암제다. 2015년 국제학술지 '가스트로엔테톨로지'에 게제된 '이뮨셀-엘씨'의 임상 3상 결과는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재발 없는 생존기간을 약 1.5배 늘리고, 사망위험은 약 79% 줄여 간암의 재발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쓰리빌리언은 간단한 방식의 타액 유전체 분석으로 5000여 종의 희귀질환을 진단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툴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로 손꼽히고 있는 3세대 유전자가위 '크리스퍼 카스나인'의 원천기술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혁신 기술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바이오산업 생태계가 조성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는 "유전자 분석은 시장에 빨리 진출해 많은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경쟁력을 갖기가 어렵다"며 "바이오산업에서는 정부의 규제가 전체 산업의 경쟁력을 크게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2007년 창업한 미국 23앤드미가 10년 동안 약 200만명의 유전자 데이터를 쌓을 동안 우리나라는 몇 건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그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세계적인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유전자가위도 국내에서는 '생명윤리법'에 가로막혀 미국·일본·중국 등에 비해 발전이 더딘 상태다. 이에 대해 이정민 툴젠 연구소장은 "첨단바이오 원천기술을 갖춘 회사들에 대해서는 과감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며 "전문가 집단 양성이나 인프라 구축을 통해 화끈하게 밀어줘서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 먹거리로 책임질 회사로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대표는 기술 발전에 발맞춘 규제 합리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대표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과 한국은 규제 유형 자체가 달라 '갈라파고스화'되고 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과거 디지털 헬스케어에 많은 규제를 해왔지만 최근에는 기업의 자율성을 높여주고 시장에 빨리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