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통해 자금조달 유동성 확보
1년만기로 자본자본의 최대 2배 가능
증권사 새 수익원·자금운용 효율 높여
중·일 IB들, 해외금융사와 M&A 활발
자산관리로 수익 사업영역 다각화 추세
1년만기로 자본자본의 최대 2배 가능
증권사 새 수익원·자금운용 효율 높여
중·일 IB들, 해외금융사와 M&A 활발
자산관리로 수익 사업영역 다각화 추세
초대형 IB시대 개막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5곳이 13일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되면서 국내에도 본격적인 모험자본 투자 시대가 열렸다. 특히 5개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만기 1년 이내 확정금리 어음을 발행할 수 있는 업무까지 가능해지면서, 공격적인 기업투자 시대를 열게 됐다.
◇중개업 중심 영업 벗어나 혁신기업 투자 기대 = 초대형 IB는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충분한 자본력과 전문성, 시장의 신뢰와 평판에 바탕을 둔 네트워크, 그리고 이를 활용한 자금조달 능력을 기반으로 기업금융을 수행한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이 과감하게 대출하지 못하는 혁신기업과 대규모 프로젝트에 이들 초대형 IB들이 모험자본을 공급함으로써 기업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은행과 벤처캐피털 중심의 자금공급만으로는 우리 경제를 이끌어 나갈 혁신기업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나 자금공급에 한계가 있었다. 은행의 경우, 엄격한 건전성이 요구되는 대출중심으로 자금을 운용하다 보니, 혁신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나 초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중·후순위 출자 등 모험자본 공급이 적극적으로 지원되지 못했다. 벤처캐피털도 자본력이 워낙 취약해 자금공급 규모가 절대적으로 작고, 과감한 중장기 투자가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도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도 기업 신용공여 업무를 허용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가 있었지만, 제도 도입 이후에도 국내 증권사들이 IB 업무보다는 위탁매매와 같은 중개업에 머물면서, IB 경쟁력이 크게 뒤처진 상황이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초대형 IB 가 모험자본으로써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발행어음 업무라는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을 제공했다. 발행어음은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어음을 발행할 수 있는 업무로,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발행할 수 있다. 증권사의 새로운 수익원인 동시에 자금운용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제 초대형 IB 시대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금 규모를 충족한 투자은행들이 새롭게 허용된 자금조달 수단과 각종 기업금융 인센티브를 활용해 과거 대출 위주의 영업관행에서 벗어나 보다 공격적으로 모험투자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대형화, 겸업화 과제… 글로벌 IB 도약 갈길 멀어"= 국내 초대형 IB들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처럼 글로벌 IB는 물론 가까운 중국과 일본의 사례를 거울삼아 보다 경쟁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글로벌 IB들은 이미 대형화와 겸업화, 글로벌화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과감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수년간 아시아지역 선점을 노리는 중국과 일본의 IB들은 해외 금융사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세계 금융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의 경우, 2008년 파산한 리만브러더스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 인수 5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중국 중신증권은 2013년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을 인수했고, 해통증권은 2009년 홍콩 다푸증권과 2014년 포르투칼 IB인 B포르투갈행을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
해외 IB는 상업은행과 IB 서비스의 구분 없이 기업이 원하는 대출, 예금, M&A 등 모든 형태의 금융서비스를 통합 제공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M&A 및 재무자문, 증권인수 등 전통적인 IB 업무에 집중하는 한편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위해 자산관리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대신 자기자본 투자(PI), 채권·원자재 트레이딩(FICC) 등 고위험 업무 비중은 축소해 나가는 추세다.
반면 우리나라 증권사는 PI, FICC 등 고위험 IB업무는 물론 인수·M&A 등 전통적 IB 업무에서도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 노무라증권 등 글로벌 투자은행과 비교해 자본금 규모에서 뿐만 아니라 투자 노하우 에서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국내 증권사들도 초대형 IB제도 도입으로, 확대된 자본역량을 바탕으로 투자역량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초대형 IB 선정을 계기로 현재 각 금융업권 별로 투자를 제한하는 규제장벽을 추가로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권대정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초대형 IB는 자금조달 수단이 다양해지고 타인의 자본을 활용한 투자가 가능해짐에 따라 추가적인 투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으로 기대된다"며 "해당 증권사들은 확대된 자본역량을 바탕으로 정책당국이 주문한 진정한 초대형 IB로 발돋움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수기자 mins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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